"작년 온실가스 농도 최고치…산업화 이전 150% 수준 첫 기록"

WMO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화석연료 소비 긴급히 줄여야"
지난해 지구 온실가스 농도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이산화탄소 농도는 처음으로 산업화 이전 대비 150%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전년보다 2.2ppm 증가한 417.9ppm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산업화 이전 시기인 1750년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의 150%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50% 많아진 첫 기록이라고 WMO는 설명했다. 2021년 대비 농도 증가 폭인 2.2ppm은 지난 10년간의 평균 연간 증가 폭(2.46ppm)보다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 개선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연 현상에 따른 것이라고 WMO는 지적했다.

WMO는 "지난해까지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수년간 이어지면서 육상 생태계와 해양으로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증가한 점이 연간 농도 증가를 다소 둔화시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 가운데 기후 온난화 유발 효과의 64%를 차지한다.

온난화 유발 효과의 16%를 차지하는 메탄 농도는 지난해 전년 대비 16ppb 증가한 1천923 ppb를 기록했다.

온난화 유발 효과의 7% 비중인 아산화질소 농도의 작년 집계치는 전년보다 1.4ppb 늘어난 335.8 ppb였다. 오존층을 파괴하는 아산화질소의 연간 농도 증가 폭 1.4ppb는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수치라고 WMO는 부연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과학계가 수십년간 경고하고 수십 건의 국제 기후 회의가 열렸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지금 수준이면 이번 세기말까지 파리협정 목표를 훨씬 넘어서는 기온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극단적인 날씨가 나타나고 사회·경제적 비용은 치솟겠지만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마법의 지팡이'는 없다"면서 "긴급하게 화석 연료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