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단 100장"…300원짜리 우표가 26억 원 된 사연

비행기가 거꾸로 뒤집힌 그림으로 제작
우표 수집가들 사이에서 '성배'로 불리기도

사진 = 미국 시겔 경매장 홈페이지 캡처

미국에서 발행 당시 24센트였던 우표 1장이 경매에서 200만 달러(약 26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미국 단일 우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뉴욕 시겔 경매 갤러리에서 우표 수집가 찰스 핵은 희귀 우표 '뒤집힌 제니'를 200만 달러에 낙찰받았다.

'뒤집힌 제니'는 세계에 단 100장 만이 존재하는 희귀 우표다. 해당 우표는 미정부의 항공 우편을 기념하기 위해 제니(Jenny)라는 이름으로 발행됐하지만 인쇄 오류로 일부가 비행기가 거꾸로 뒤집힌 그림으로 발행돼 유통됐다.

미국 우편 당국은 이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생산을 중단했지만 잘못 인쇄된 우표 100장은 이미 시장에 유통된 뒤였다.

그런데 이 실수가 수집가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했다. 24센트짜리로 발행된 우표의 가격은 100년 넘게 꾸준히 상승해 왔다.

이 우표는 미국의 인기 애니메이션인 '심슨 가족' 시리즈의 에피소드 중 하나로 다뤄질 만큼 명성을 얻었다. 또한, 위조품이 경매에 나왔다가 적발되는 일도 반복됐다.

이번 경매에서 낙찰된 우표는 100개 중 49번째로 유통된 것이다. 이는 2018년 경매장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우표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성배'로 불릴 정도다. 100장 중 가장 보존 상태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매사는 "이 우표는 비행기를 중앙에 두고 인쇄된 가장 훌륭한 상품 중 하나다. "빛에 거의 노출되지 않아 우표의 색상이 풍부하고 밝다"고 밝혔다.

낙찰자인 핵은 우표 수집가로 '뒤집힌 제니'의 다른 2장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00년대 초 30만 달러에 한 장, 2007년 100만 달러에 다른 한 장을 각각 구매했다. 하지만 핵은 더 좋은 품질의 우표를 구매하기 위해 200만 달러의 큰돈을 들여 이날 낙찰에 성공했다.

49번째 '뒤집힌 제니'가 처음 경매에 등장했을 때 핵은 비슷한 품질의 우표를 이미 갖고 있어 입찰을 시도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높은 품질의 우표를 손에 넣고 싶은 마음에 이번 경매에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