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경기침체 확실"…EU 집행위, 성장 전망 또 내렸다
입력
수정
올해 성장률 0.8→0.6%…내년도 0.1%p 하향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EU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또 한 차례 하향 조정했다.
우크라 전쟁·중동 갈등·中 침체 등 위험 요인
인플레이션 여전하지만…美·英서 둔화 추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는 15일(현지시간) EU와 유로존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6%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전망치(0.8%)보다 0.2%포인트 내려 잡았다. 9월 전망치 역시 5월(1.1%)에서 0.3%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치였다.내년 전망치는 EU는 1.3%, 유로존은 1.2%로 제시했다. 각각 기존 전망치보다 0.1%포인트씩 내렸다.
인플레이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충격 등 여파로 기업 활동을 여전히 짓누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집행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수준은 하강 추세에 진입했고, 올해 6.5%에서 내년 3.5%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전쟁이 장기화하고, 중동 지역에서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지면서 최근 몇 달 새 불확실성과 경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짚었다.그러면서 “중동 갈등이 에너지 시장에 미친 타격은 지금까지는 크지 않았지만,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생산량과 가격, 물가 수준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EU의 최대 교역국들, 특히 중국의 경제 상황도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역임했던 마리오 드라기 전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주 FT 인터뷰에서 “유럽은 연말까지 반드시 경기 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을 비롯한 서방국 인플레이션 수준은 눈에 띄게 완화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월과 같은 3.2% 수준으로 둔화했고, 영국의 10월 물가 상승률도 2021년 10월(4.2%)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미 중앙은행(Fed)과 영국 중앙은행 등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한 뒤 내년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거란 전망에 한층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