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선배 화이팅!" 4년 만에 돌아온 후배들의 다정한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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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역력' 수험생들, 후배들 응원에 웃으며 입실…부모도 자녀 안아주며 격려
예전 같은 요란한 응원전은 거의 없어…"시험장 나올 때는 웃는 얼굴로 나오길"사건팀 = "선배, 화이팅 하십시오!" "언니, 시험 잘 보세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곳곳의 시험장 앞에는 날도 밝지 않은 이른 시간부터 후배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수험생 응원에 나섰다.4년만에 마스크 없이 치러지는 수능에 새벽부터 선배들을 응원하는 후배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이다.
예전처럼 요란한 응원전을 펼치는 경우는 찾기 어려웠지만 강남구 대치동 휘문고와 마포구 염리동 서울여고 등 곳곳의 시험장에서 후배들의 따뜻한 응원에 긴장을 풀고 웃음 짓는 수험생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선배들을 기다리던 중동고 1학년 송승민(16)군은 "선배님들 수능 다 잘 볼 수 있게 배웅해드리러 왔다"며 "시험장 나올 때는 웃는 얼굴로 나오셨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형, 수능 잘 보십시오"라는 응원에 시험장으로 들어서던 한 학생은 발걸음을 멈추고 후배들을 한번씩 안아주기도 했다.
시험장 앞에 서 있는 후배들을 꼭 껴안고 악수를 한 중동고 3학년 윤주원(18)군은 "해준 것도 없는데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후배들이 나와줘서 정말 고맙다"며 "제가 찍는 게 답이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보겠다"며 웃으며 시험장으로 들어섰다.
아들을 배웅하고 돌아서던 한 학부모는 선배들을 응원하는 중동고 학생들을 보고 "우리 아들 후배인데 고맙다"며 딸기우유, 바나나우유를 가득 사서 건네고 떠나기도 했다.교문이 닫히자 선배들을 응원하던 중동고 학생들은 교문 앞에서 절을 했다.
학생회장 이지호(17)군은 "절을 하는 건 학교의 전통"이라며 "선배님들이 시험을 꼭 잘 봤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전했다.양천구 신정동 백암고 등 시험장 앞에서는 수험생 자녀를 응원하는 부모와 긴장 속에서도 시험 잘 보고 나오겠다며 웃음 짓는 자녀의 다정한 대화가 곳곳에서 오갔다.서로 손을 오랜 시간 꼭 붙잡거나 한동안 안아주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부모들은 연신 "마킹 제대로 하고 확인 잘해", "실력대로만 하자"라며 자녀를 격려했다.
학부모들은 수험장으로 들어서는 자녀의 뒷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참을 바라보며 좀처럼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눈물을 보이는 학부모도 종종 보였다.
박모(46)씨는 휴대전화로 들어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남긴 뒤 눈물을 훔쳤다.
그는 "첫 아이라 더 감회가 새로운 것 같다"며 "원래 꼭 깨워야만 일어나는 아이인데 오늘은 5시 30분에 먼저 일어나 있어 '많이 긴장했구나' 싶었다"고 했다.
김만식(48)·김지영(48) 부부는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날 하루 회사에 연차를 냈다고 했다.
김만식 씨는 "아이가 들어가기 전 어렸을 때 축구하던 얘기를 했다"며 "마지막 승부 때 골 넣었던 기억을 되살려 그때처럼 승부를 즐기고 오라고 했더니 '끝까지 잘하고 오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수험생들은 대체로 긴장감이 역력한 얼굴이었다.
배웅을 나온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씩씩하게 웃어 보이다가도 고개를 돌리자마자 잔뜩 긴장한 얼굴을 하는 수험생도 있었다.동성고에 수능을 보기 위해 온 김승휘(18)군은 "조금 긴장되긴 하는데 처음 보는 수능 잘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만 해도 긴장이 안 됐는데 오늘 눈을 뜨니 긴장이 되더라"라며 "시험을 보며 배가 아플까 봐 걱정된다.
소화가 잘 안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점심으로는 죽을 싸 왔다"며 도시락 가방을 들어 보였다.
김군은 "시험이 끝나면 부모님께 1년 동안 공부한다고 유세 떤 거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웃었다.마포구 서울여고 앞에서 친구와 함께 고사장을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던 수험생 이현선(18) 양은 "학창시절의 끝이 얼마 안 남았는데 친구들이 모두 공부한 것을 다 보여주고 웃는 모습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양은 "수능이 끝나면 운전면허를 따서 내가 운전해서 가족들과 여행을 가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장예진(18) 양은 아버지와 어머니, 언니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에 들어갔다.
장 양은 "생각보다는 떨리지 않고 후련한 마음이 더 큰 것 같다"며 "시험이 끝나면 엄마랑 언니랑 축구 싱가포르 전을 보러 갈 계획"이라고 미소 지었다.
서울여고 앞에서는 40∼80대 만학도들이 다니는 일성여중·고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후배 10여명이 일찌감치 도착했다.
일성여중·고 최고령 응시생 김정자(82) 할머니는 "젊은 학생들 자기가 각자가 3년 동안 배운 실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인생을 걸고 있는 날인데 학생 모두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고 우리나라를 앞으로 짊어지고 나갈 새 일꾼이 되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같은 학교 수험생 김종분(79)씨도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고 시험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모두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며 시험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계승현 김정진 안정훈 이율립 기자)/연합뉴스
예전 같은 요란한 응원전은 거의 없어…"시험장 나올 때는 웃는 얼굴로 나오길"사건팀 = "선배, 화이팅 하십시오!" "언니, 시험 잘 보세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곳곳의 시험장 앞에는 날도 밝지 않은 이른 시간부터 후배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수험생 응원에 나섰다.4년만에 마스크 없이 치러지는 수능에 새벽부터 선배들을 응원하는 후배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이다.
예전처럼 요란한 응원전을 펼치는 경우는 찾기 어려웠지만 강남구 대치동 휘문고와 마포구 염리동 서울여고 등 곳곳의 시험장에서 후배들의 따뜻한 응원에 긴장을 풀고 웃음 짓는 수험생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선배들을 기다리던 중동고 1학년 송승민(16)군은 "선배님들 수능 다 잘 볼 수 있게 배웅해드리러 왔다"며 "시험장 나올 때는 웃는 얼굴로 나오셨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형, 수능 잘 보십시오"라는 응원에 시험장으로 들어서던 한 학생은 발걸음을 멈추고 후배들을 한번씩 안아주기도 했다.
시험장 앞에 서 있는 후배들을 꼭 껴안고 악수를 한 중동고 3학년 윤주원(18)군은 "해준 것도 없는데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후배들이 나와줘서 정말 고맙다"며 "제가 찍는 게 답이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보겠다"며 웃으며 시험장으로 들어섰다.
아들을 배웅하고 돌아서던 한 학부모는 선배들을 응원하는 중동고 학생들을 보고 "우리 아들 후배인데 고맙다"며 딸기우유, 바나나우유를 가득 사서 건네고 떠나기도 했다.교문이 닫히자 선배들을 응원하던 중동고 학생들은 교문 앞에서 절을 했다.
학생회장 이지호(17)군은 "절을 하는 건 학교의 전통"이라며 "선배님들이 시험을 꼭 잘 봤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전했다.양천구 신정동 백암고 등 시험장 앞에서는 수험생 자녀를 응원하는 부모와 긴장 속에서도 시험 잘 보고 나오겠다며 웃음 짓는 자녀의 다정한 대화가 곳곳에서 오갔다.서로 손을 오랜 시간 꼭 붙잡거나 한동안 안아주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부모들은 연신 "마킹 제대로 하고 확인 잘해", "실력대로만 하자"라며 자녀를 격려했다.
학부모들은 수험장으로 들어서는 자녀의 뒷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참을 바라보며 좀처럼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
눈물을 보이는 학부모도 종종 보였다.
박모(46)씨는 휴대전화로 들어가는 아들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남긴 뒤 눈물을 훔쳤다.
그는 "첫 아이라 더 감회가 새로운 것 같다"며 "원래 꼭 깨워야만 일어나는 아이인데 오늘은 5시 30분에 먼저 일어나 있어 '많이 긴장했구나' 싶었다"고 했다.
김만식(48)·김지영(48) 부부는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날 하루 회사에 연차를 냈다고 했다.
김만식 씨는 "아이가 들어가기 전 어렸을 때 축구하던 얘기를 했다"며 "마지막 승부 때 골 넣었던 기억을 되살려 그때처럼 승부를 즐기고 오라고 했더니 '끝까지 잘하고 오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수험생들은 대체로 긴장감이 역력한 얼굴이었다.
배웅을 나온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씩씩하게 웃어 보이다가도 고개를 돌리자마자 잔뜩 긴장한 얼굴을 하는 수험생도 있었다.동성고에 수능을 보기 위해 온 김승휘(18)군은 "조금 긴장되긴 하는데 처음 보는 수능 잘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만 해도 긴장이 안 됐는데 오늘 눈을 뜨니 긴장이 되더라"라며 "시험을 보며 배가 아플까 봐 걱정된다.
소화가 잘 안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점심으로는 죽을 싸 왔다"며 도시락 가방을 들어 보였다.
김군은 "시험이 끝나면 부모님께 1년 동안 공부한다고 유세 떤 거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웃었다.마포구 서울여고 앞에서 친구와 함께 고사장을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던 수험생 이현선(18) 양은 "학창시절의 끝이 얼마 안 남았는데 친구들이 모두 공부한 것을 다 보여주고 웃는 모습으로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양은 "수능이 끝나면 운전면허를 따서 내가 운전해서 가족들과 여행을 가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장예진(18) 양은 아버지와 어머니, 언니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에 들어갔다.
장 양은 "생각보다는 떨리지 않고 후련한 마음이 더 큰 것 같다"며 "시험이 끝나면 엄마랑 언니랑 축구 싱가포르 전을 보러 갈 계획"이라고 미소 지었다.
서울여고 앞에서는 40∼80대 만학도들이 다니는 일성여중·고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후배 10여명이 일찌감치 도착했다.
일성여중·고 최고령 응시생 김정자(82) 할머니는 "젊은 학생들 자기가 각자가 3년 동안 배운 실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인생을 걸고 있는 날인데 학생 모두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고 우리나라를 앞으로 짊어지고 나갈 새 일꾼이 되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같은 학교 수험생 김종분(79)씨도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고 시험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모두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며 시험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계승현 김정진 안정훈 이율립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