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연착륙 가능성 커지자…급등하는 목재 가격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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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연착륙 가능성 커진 덕
주택 시장도 반등 기대감 커져
목재 가격은 주택 시장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향후 주택 매수세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면 건축 자재로 쓰이는 목재 수요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하고 부동산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목재 선물 가격도 치솟았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 궤도에 올랐다는 관측이다.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감소했고,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 대비 0.5% 하락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하는 데 그치며 인플레이션 종식 가능성이 커졌다. 경제 지표가 둔화하면서 Fed가 내년 상반기 내로 피벗(정책 전환)을 추진할 가능성도 커진 상태다.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주택 시장에서 초과수요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목재 전문 매체 메디슨 럼버 리포트에 따르면 2012~2022년 미국의 단독 주택 공급과 수요간 격차는 640만채로 추산된다. 다가구 주택을 고려할 경우 격차는 230만채까지 줄어든다. 단독 주택을 원하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메디슨 럼버 리포트의 발행인인 케타 코스먼은 "미국에는 70년을 넘긴 노후 주택의 비중이 크다"며 "대부분 재건축 대상인 주택들이다. 이를 철거하고 신규 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목재 수요가 더 증가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건설업계에서 미리 내년 주택 시장 활성화를 예상하고 목재를 매입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11~2월은 건설업계 비수기로 여겨진다. 지난 10년 간 11~1월 목재 가격이 3~5월 목재 가격을 넘어선 적이 없었다. 내년 3월부터 신규 주택을 착공하기 위해 미리 목재를 구비해놓는 것이다.
목재 가격은 앞으로 더 치솟을 전망이다. 미국의 주요 목재 수급처인 캐나다에서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어서다. 캐나다의 주요 목재 산지인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올해 목재 생산량은 2006년에 비해 6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 들어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산림에 소나무 등에 확산하는 전염병인 수목재선충병이 확산해서다. 잦은 산불도 악영향을 미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