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떡없다"…텐센트, 반도체 수출통제에도 자신만만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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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사놔서 몇 세기 끄떡없어"중국 대표 정보통신(IT)기업 텐센트가 여러 세기 동안 자국 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살아남기에 충분한 AI 반도체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우 CEO "H800 가장 먼저 주문해 재고 확보
중국 업체 중에서 AI 반도체 재고 제일 많다"
美 수출통제로 클라우드컴퓨팅 사업은 불투명
콰이쇼우 테크놀로지는 A800 1만개 확보해
마틴 라우 텐센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우리는 H800을 가장 먼저 주문했고, 그 덕분에 H800 반도체 재고를 꽤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중국 모든 업체 중에서 가장 많은 AI 반도체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800은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규제를 피하기 위해 개발한 맞춤형 반도체다. 다만 미 정부는 지난해 고성능 반도체의 수출을 통제한 데 이어 지난달 저사양인 H800과 A800의 수출도 제한했다. H800은 현재 최고사양 AI 반도체인 A100 성능의 약 70%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우 CEO는 최고성능 반도체는 AI 훈련 작업에, 저성능 반도체는 계산 집약도가 낮은 추론 작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AI 훈련 반도체를 공급할 국내 업체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텐센트의 클라우딩 컴퓨팅 사업이 미국 수출 규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라우 CEO는 "반도체 수출 통제로 인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AI 반도체를 재판매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중국 AI 기업들도 미국의 추가 반도체 수출통제에 대비해 다량의 엔비디아 반도체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생성 AI 스타트업인 '01 AI'의 CEO 카이푸 리는 "향후 18개월 사용하기에 충분한 반도체를 비축했다"고 했다. 투자리서치기업 모닝스타에 따르면 중국의 숏폼 콘텐츠 플랫폼 업체 콰이쇼우 테크놀로지는 A800 반도체를 1만개 비축하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