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지스타 찾은 김택진의 결단 "새 장르 도전한다"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깜짝' 간담회
"콘솔 시장에서 슈팅 게임 보여줄 것"
"무겁지 않고 캐주얼한 장르도 준비"
16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3'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장르 다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제공
“게임에 새로운 세대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서브컬처처럼 소외됐던 장르가 주류로 바뀌고 있습니다.”

1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개막한 ‘지스타 2023’에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가 아닌 새 장르에 도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리니지’ 시리즈로 MMORPG 성공시대를 열었던 과거에서 벗어나겠다는 표현이다.이날 오전 11시 엔씨소프트는 예정에 없던 김 대표의 ‘깜짝 ’간담회를 열었다. 이 게임사는 ‘지스타 2023’에 8년 만에 참가하면서 부스를 200개나 꾸렸다. 올해 참가 업체 중 최대 규모다. 이 행사에서 공개한 신작의 수만 6개에 달한다. 엔씨소프트는 인기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 시리즈 외에 이렇다 할 성공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실적이 나빠지고 있다. 지난 3분기 이 회사는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444억원)보다 89%나 줄었다. 이번 행사로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배경이다.

김 대표는 MMORPG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엔씨소프트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장르를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콘솔 시장에서 다중접속(MMO) 슈팅 게임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무겁지 않고 캐주얼한(가벼운) 장르에서 게이머들과 만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엔씨소프트가 이 행사에서 공개한 신작 6개는 장르가 제각각이다. 슈팅, 액션, 모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등이다. MMORPG 장르는 다음 달 정식 출시되는 ‘쓰론앤리버티’뿐이다.

행사에서 다루지 않은 신작을 2025년께 공개하겠는 뜻도 밝혔다. 김 대표는 “내후년 자리에서 새로운 라인업을 통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것”이라며 “장르 측면에서 독장적인 아이디어를 오랫동안 다듬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 준비하는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