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커트라인 20~30점대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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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 꺾인 수도권 청약시장
도봉구 금호어울림 최저 27점
이문아이파크자이도 30점대
고금리·고분양가에 관심 시들
"브랜드 대단지도 비싸면 외면"
○20점대로 서울 아파트 당첨
하지만 이달 분양한 도봉구 ‘도봉금호어울림리버파크’의 당첨선은 27점까지 떨어졌다. 최저 가점(27점)이 나온 84C형은 최고 가점도 43점에 불과했다. 지난달 공급된 강동구 ‘천호역마에스트로’에선 22점짜리 당첨자도 나왔다. 이들 단지는 고분양가 논란이 제기된 게 공통점이다. 천호역마에스트로는 소규모 단지(77가구)인 데도 전용면적 55㎡ 몸값이 13억원에 육박한다. 인근 ‘e편한세상강동프레스티지원’의 전용 59㎡ 가격은 10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동대문구에서 공급된 ‘이문아이파크자이’에서도 저가점 당첨자가 나왔다. 84D형 커트라인이 32점이었으며, 59E형은 35점이었다. 분양가 수준에 따라 주택 유형별로 희비가 엇갈린 게 눈에 띄었다. 이 아파트는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 역세권인 1·2단지와 천장산 자락에 있는 저층 3단지로 구분된다. 3단지 가격은 1·2단지에 비해 1억~2억원(전용 84㎡ 기준) 더 비싸다. 가점이 낮은 84D와 59E 모두 3단지에 속한다.
○서울 분양가, 1년 새 14.6%↑
‘안양자이더포레스트’와 ‘트리우스광명’, ‘의정부푸르지오클라시엘’ 등 경기 주요 지역 단지에서도 최근 27점짜리 접수자가 당첨을 거머쥐었다. 청약 점수는 84점 만점이다. 무주택 기간(최대 32점)과 부양가족 수(35점), 입주자 저축 가입 기간(17점) 등 유형별 점수를 합산해 계산된다. 27점은 부양가족이 없는 30대 초·중반 무주택자가 20대 초반에 청약통장을 개설해 꼬박꼬박 돈을 넣었다면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고금리와 고분양가에 부담을 느껴 고가점자가 청약을 기피하기 때문이다.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3215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4.6% 뛰었다. 고금리와 국제 정세 불안 등의 영향으로 금융비용, 자재값, 인건비 등 공사 원가가 모두 오르고 있어서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따르면 서울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지난 9월 77 대 1에서 지난달 24.8 대 1로 하락했다. 전국 1순위 청약 미달률(전체 공급 가구 대비 청약 미달 가구 수)은 9월 10.8%에서 10월 13.7%로 확대됐다.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시세 대비 가격이 저렴한 서울 송파구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이나 경기 화성시 ‘동탄레이크파크자연앤e편한세상’은 최근 세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분양 가격이 당분간 청약 성적표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