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 무인민원발급기 10대 중 8대는 휠체어로 이용 어려워

위치 표시용 점자블록·점자 디스플레이 설치된 기기는 한 대도 없어
울산 북구 지역에 있는 무인민원발급기 10대 중 8대는 휠체어를 타고 이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북구장애인인권센터는 16일 북구청에서 '2023 장애인 편의시설 무인민원발급기 모니터링 결과 보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센터는 지난 7∼8월 북구 지역 무인민원발급기 24대를 대상으로 휠체어 사용자와 시각장애인의 접근성 및 사용 편의성 등을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24대 중 장애인 겸용 기기는 8대(33%), 장애인 편의기능을 일부 포함한 기기는 9대(38%)였다. 나머지 7대(29%)는 장애인 편의기능을 포함하지 않고 있었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직접 발급기 24대를 방문해 조사한 결과 20대(83%)에는 경사로에 설치돼 휠체어 접근이 가능했다.

다만 휠체어 접근 가능 기기 중에서도 16대(67%)는 휠체어에 비해 스크린 위치가 너무 높아 휠체어에 탄 채 이용하기가 어려웠다. 경사로가 설치되지 않아 휠체어 접근이 어렵거나, 스크린 위치가 적절하지 않은 등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기기는 20대(83%)에 달했다.

지문인식기, 카드·동전 투입구가 너무 높은 곳에 있어 사용하기 어려운 기기도 14대(58%)에 달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무인민원발급기 사용이 더 어려웠다. 북구 관내 무인발급기 24대 중 위치 표시용 점자블록이 설치된 기기는 단 한 대도 없었다.

점자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로 전무했다.

음성안내를 위한 이어폰 삽입구는 17대(71%)에 설치돼 있었지만, 이 중 9대(38%)만 제대로 작동했다.

저시력장애인을 위한 화면 확대 기능은 모든 기기에 탑재돼 있었다. 조사 관계자는 "제작 단계에서 기술적인 면만 고려한 채 장애인 당사자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으면 이런 문제들이 생긴다"며 "당사자 의견이 프로그램 설계에 적용된다면 장애인 편의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