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판매 신기록…정의선 '정면승부' 이유 있었다

북미공장 가동률 100% 넘어
친환경차 인기에 올해 미 역대 최대 판매
미 전기차 전용공장 내년 하반기 완공 목표
2023 스포티지.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미국 공장 평균 가동률이 100%를 넘었다. 생산대수가 생산능력을 뛰어넘었다는 의미다. 현지 시장에서 현대차·기아 생산 차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올해 미국에서 역대 최대 판매량 기록 경신을 노리고 있다.

17일 현대차·기아의 올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 북미공장 생산능력은 27만7700대다. 생산실적은 27만8300대로 가동률 100.2%를 기록했다. 기아 역시 23만1000대의 생산능력에 27만1150대 생산실적을 기록해 가동률 117.4%로 집계됐다. 가동률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휴일 및 특근으로 추가 생산을 했다는 얘기다.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 각각 공장을 두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은 2006년, 조지아 공장은 2009년 완공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올해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 신기록을 노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제네시스를 포함해 총 6만652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판매량이 2.4% 늘었다. 기아는 5만9164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을 1.5% 늘렸다. 각각 역대 10월 판매량 중 최고치다.현대차·기아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미국 시장에서 누적 125만482대의 차를 팔았다.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사상 최대치다. 분기당 평균 41만여대 판매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미국 시장 판매량은 2021년(148만9118대) 기록했던 역대 최대 판매량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같은 기간 스텔란티스는 전년 동기 대비 1% 줄어든 118만8118대 판매에 그쳤다.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 5위에 오른 현대차·기아는 올해 스텔란티스를 제치고 미국 진출 37년 만에 4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처럼 미국에서 현대차·기아 판매가 크게 증가한 이유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인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9월 미국에서 친환경차를 전년 동월 대비 128% 증가한 2만5701대를 팔았다.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8%까지 올랐다.현대차·기아 전기차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형태 보조금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상에서 제외돼 판매가 저조할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9월 한 달간 오히려 지난해보다 183% 급증한 1만2대의 친환경차(하이브리드 포함)를 팔았다.

현대차그룹은 단일 규모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의 판매 상승세를 향후 친환경차 사업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 조지아주에 연 30만대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내년 하반기 완공 목표로 건설 중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 둔화 우려에도 국내서도 연 2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울산 EV 전용공장을 착공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곳에서는 국내 판매 포함 북미 시장 수출 물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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