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화장실 몰카에 '발칵'…'이것' 없었으면 큰일날 뻔 [김병근의 남다른中企]

최근 서울 소재 한 대학교가 발칵 뒤집어졌다. 화장실에서 불법촬영 카메라가 발견된 탓이다. 불법촬영이 기승을 부림에 따라 여대생 A씨가 부모로부터 받은 탐지기를 '설마' 하는 마음에 작동했는데 '역시' 였던 것이다.

17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불법촬영 범죄는 지난해 연간 7000건으로 전년 대비 12.6% 증가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올해도 A씨 사례처럼 곳곳에서 불법촬영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씨가 사용한 제품은 인천에 위치한 중소기업 이너트론의 휴대용 불법촬영 카메라 탐지기다. 이 회사가 2019년 행정안전부 주관 국민수요 맞춤형 생활안전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개발했다. 탐지 거리가 30m이며 불법촬영 카메라를 24시간 식별하고 탐지한 결과를 실시간 문자 서비스로 알려준다. 관제서버를 통해 카메라 탐지 위치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카메라를 원격 차단하는 기능도 담겼다. 휴대용과 설치용을 모두 취급한다.

조학래 이너트론 대표는 "종전 탐지기는 적외선, RF(무선주파수) 신호, 열화상 탐지 방법을 이용한 휴대용 탐지 장치로서 사람이 직접 현장에서 사용해야 하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이라 운용에 시·공간적 제약이 있다"며 "이너트론 제품은 설치 공간에서 24시간 동작하는 실시간 탐지 방식이 적용돼 원격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약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송출 차단 기능이 있어 영상 유출 등 2차 피해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너트론 탐지기는 기술력을 인정 받아 행정안전부로부터 '재난안전 혁신제품'으로 선정됐다. 서울 용산구청과 은평구청, 경기도청, 중·고등·대학교 등을 중심으로 이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국민 3명 중 2명은 일상생활에서 불법촬영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설문조사도 있다. 불안감이 큰 장소 1위는 숙박업소, 2위는 공중화장실, 3위는 목욕탕·수영장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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