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정의에서 '조건'의 의미 파악하고 읽어야

(132) 수학적 사고로 개념 이해하기
정시는 조절 작용*이 없는 무조절 상태에서 무한히 멀리서 눈으로 들어온 광선의 초점이 망막에 맺히는 경우(a)로, 이때 최대 시력을 얻을 수 있다. 비정시는 무조절 상태에서 무한히 멀리서 눈으로 들어온 광선의 초점이 망막의 앞쪽(b) 혹은 망막의 뒤쪽(c)에 맺히는 경우다.(중략)정시는 수정체의 조절 작용이 0D인 무조절 상태에서 +59D의 눈 굴절력을 가지며, 0 ~ +14D인 수정체의 조절량에 따라 눈 굴절력은 +73D까지 커질 수 있다. 비정시는 초점이 맺히는 위치에 따라 근시와 원시로 구분된다. (중략)

눈 굴절력이 +61D인 근시는 -2D인 구면 렌즈를 눈앞에 대면 눈 굴절력과 (-)구면 렌즈의 굴절력이 합해져 +59D가 되기 때문에 정시로 교정되는 것이다. … 정시인지 비정시인지 판정하기 위해, … 무조절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 … 무조절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운무법이 사용된다. 운무법은 눈앞에 (+)구면 렌즈를 대어 초점이 망막의 앞쪽에 맺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구면 렌즈를 순차적으로 덧대어가면서 최대 시력을 얻는 최소의 (-)구면 렌즈 값과 운무법에 사용된 렌즈 값을 합하여 비정시의 정도를 판정한다.

*조절 작용: 수정체의 굴절력이 변하는 것.- 2023학년도 10월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

[지문 키워드] 무조절 상태에서 … 초점이 망막에 맺히는 경우(a) … 초점이 망막의 앞쪽(b) 혹은 망막의 뒤쪽(c)에 맺히는 경우

우리는 키를 잴 때 ‘발꿈치를 들지 말라’고 한다. 이를 ‘조건’이라 하는데, 조건이 없으면 한 사람의 키도 여럿일 수 있고 다른 사람과 비교될 수 없기 때문이다. 개념을 정의할 때도 조건을 줄 때가 많다. 일기예보에서 많이 듣는 ‘기압’은 0℃에서 수은 기둥의 높이가 76cm일 때 대기의 압력을 1기압으로 정하고 있다. 온도에 따라 수은 기둥의 높이가 달라지기 때문에 0℃라는 조건을 준 것이다.

철수 쌤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글을 읽을 때 이용한다. 지문에서 ‘정시’와 ‘비정시’를 구분하고 있는데, 각각은 ‘초점이 망막에 맺히는 경우’와 ‘초점이 망막의 앞쪽(b) 혹은 망막의 뒤쪽(c)에 맺히는 경우’다. 많은 학생이 그 경우에만 신경 쓰는 경향이 있어 ‘무조절 상태’를 고려하지 못하기 일쑤다. 예컨대 철수 쌤은 무조절 상태를 고려해 ‘조절 작용’, 즉 ‘수정체의 굴절력이 변하’여 정시나 비정시가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무조절 상태에서는 정시였다가 수정체의 굴절력이 바뀌면 비정시가 될 수 있고, 비정시였다가 정시로 바뀔 수 있음을 생각한다. 특히 수학적 사고로 이해해야 하는 개념들이 이런 특성을 보이는데 학생들이 이에 대한 훈련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지문 키워드] 수정체의 조절 작용이 0D인 무조절 상태… 0 ~ +14D인 수정체의 조절량 … 무조절 상태를 유지

철수 쌤은 수학적으로 정의되는 개념을 이해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지문에 ‘무조절 상태’라는 개념이 있는데, 그것을 처음에 ‘조절 작용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조절 작용’이 ‘수정체의 굴절력이 변하는 것’이라고 했으므로, 무조절 상태를 굴절력이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다가 뒤에서 그것을 ‘수정체의 조절 작용이 0D’라고 설명했다. ‘D’라는 단위는 원래 지문에 다음과 같이 설명되어 있었다.

무한히 멀리서 렌즈로 들어온 광선이 (+)구면 렌즈를 통과한 후 1m 떨어진 거리에 초점이 맺혔다면 이 구면 렌즈의 굴절력은 +1D(=+1/1m)가 된다.

이를 고려하면 수정체가 변하지 않아 굴절력이 변하지 않은 것은 수정체로부터 초점까지의 거리가 변하지 않은 경우인 것이다. 이와 같은 이해가 뒤에 나오는 ‘무조절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운무법은 눈앞에 (+)구면 렌즈를 대어 초점이 망막의 앞쪽에 맺히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는 ‘무조절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므로, 무조절 상태 유지는 ‘(+)구면 렌즈’를 이용해 초점 거리를 변하게 하는 것이지 수정체가 변해서 초점 거리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이해할 줄 아는 학생들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있다.
6. 윗글을 바탕으로 <보기>를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아래 눈은 모형안을 기준으로 무조절 상태에서 눈 굴절력이 +57D인 비정시이다.
① 수정체의 조절량이 +2D일 때 초점이 망막에 위치해 최대 시력을 얻을 수 있겠군.



④ +5D인 구면 렌즈를 눈앞에 대어 무조절 상태를 유도하였다면 -3D인 구면 렌즈를 덧대었을 때 최대 시력을 얻을 수 있겠군.

위 문제에서 ①, ④는 모두 ‘최대 시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①은 ‘수정체의 조절’로, ④는 ‘구면 렌즈를 눈앞에 대어 덧대’는 방법으로 최대 시력을 얻고 있다. 이렇게 ④가 운무법을 사용한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D에 대한 수학적 이해가 있어야 한다.

포인트

성보고 교사
키를 잴 때 ‘발꿈치를 들지 말라’고 하는 것이나 ‘기압’을 정의할 ‘0℃’라는 조건은 같은 대상이 상황에 따라 달리 측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수학적으로 정의되는 개념에서 제시되는 조건을 유의하며 글을 이해해야 한다.

‘변함이 없다’는 것을 ‘0’으로 표시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