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갈고 나온 '2N'...지스타 다녀왔습니다




지금 부산에서는 국내 최대 게임 축제 지스타가 개최되고 있습니다.신작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현장에서 과연 어떤 게임들이 관람객과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지,

산업부 박해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지스타2023 직접 다녀오셨죠? 현장 분위기 어떻던가요?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졌다는 걸 알고 갔는데도 규모와 분위기, 진정성에 압도됐습니다.

올해 지스타는 42개국, 1037개사가 참여했고 게임사들이 차린 부스만 하더라도 3300개가 넘습니다.세계 3대 게임쇼로 꼽히는 일본의 '도쿄 게임쇼'(787개사·2682부스)를 앞지른 겁니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여느 때보다 많은 신작이 출품됐고, 게임 장르의 다양성까지 갖춘 글로벌 게임쇼로 성장했다는 걸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지스타에는 18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는데, 올해는 가뿐히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지스타, 관전 포인트는 뭡니까?



세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습니다.

먼저, 8년 만에 귀환한 엔씨의 '절치부심'입니다.

8년 만에 엔씨가 지스타에 돌아오자 큰 인파가 몰렸습니다.

특히 오픈시간에 맞춰 '택진이 형'으로 불리는 김택진 엔씨 창업자가 깜짝 모습을 드러내며, 관람객과 기자들을 끌어모았습니다.

김 창업자는 이례적으로 깜짝 간담회까지 진행하며 소통에 나섰는데요. 그 모습도 굉장히 겸손했습니다.

김 창업자는 "실수할까 밤새 일하고 새벽부터 왔다"며 "MMORPG가 아닌 새로운 장르로, 새롭게 도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 함께 보시죠.

[김택진 / 엔씨소프트 창업자: 오늘 새벽에도 직접 나와서 혹시 빠진 것 있나 하나하나 살폈습니다. MMORPG가 아닌 새로 도전하는 장르를 갖고 플레이어들을 만나러 왔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온 것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김택진 창업자를 필두로 참가사 중 최대 규모인 200부스를 꾸리며 총 7종의 게임을 출품한 엔씨,

이렇게 엔씨가 이번 지스타에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임하는 건 리니지 이후의 미래를 증명해내기 위해서입니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89% 급감했고, 4분기 실적도 반토막이 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높은 리니지 의존도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며, 더이상 미래가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르는 상황인거죠.

이 우려를 불식시키고, 건재함을 증명하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건데요.

다행히 엔씨의 노력이 통했는지 시연줄은 시작과 끝 지점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수십명이 줄을 섰습니다.

특히 내달 7일 출시할 최대 기대작 'TL(쓰론 앤 리버티)'에 관심이 쏠립니다.

TL은 지난 5월 베타테스트에서 혹평을 받은 이후 상당 부분 수정된 채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특히 엔씨는 확률형 아이템의 고리를 끊고 비즈니스 모델을 확정형 과금상품으로 돌리는 등 리니지와는 아예 다른 게임을 만들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고,

게이머들은 기대 반 의심 반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TL의 흥행이 엔씨의 '탈 리니지' 전략이 통할지, 첫 가늠자가 될 전망입니다.



택진이 형까지 등판했다면 다른 부스들은 밀릴 수밖에 없었을 텐데요.

또 주목받은 기업은 어딥니까?



두번째 포인트는 흑자 전환 기대감 키우는 넷마블입니다.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오리진' 등 신작 3종을 게이머들이 미리 만나볼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게임을 시연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에 밀려 똑바로 서있지도 못할 정도였는데요.

특히 이 중 가장 관심을 받는 건 만화 일곱개의 대죄 IP로 개발 중인 오픈월드 어드벤처 게임 '일곱개의 대죄:오리진'입니다.

실제로 시연객들은 뛰어난 원작 재현도를 갖췄다고 평가했습니다.

게임 개발을 총괄한 담당자의 인터뷰 보시죠.

[구도형 / 넷마블에프앤씨 총괄 PD: 일곱개의 대죄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그 세계를 직접 체험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오픈월드를 구성하는데 노력했습니다. (시연객들이) 게임을 너무 잘 해서 '아 이정도로 다듬어서 출시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7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넷마블,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화려한 신작들이 내년부터 본격 출시 예정인 만큼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신작 출시로 게이머들과 투자자들의 마음을 동시에 달랠 수 있을지 주목해야겠군요.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뭡니까?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블록체인 게임의 부활 신호탄을 쏜 위메이드였습니다.

위메이드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매출 2천억원을 돌파한 성공작 '나이트크로우'를 내년 1월 블록체인 버전으로 해외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국내에선 사행성 논란에 부딪혀 블록체인 게임이 불법이기에 해외로 향하는 겁니다.

이번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를 맡은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기반을 갖췄다"고 평가하며,

내년 봄 나이트크로우의 글로벌 블록체인 버전이 출시되면 위믹스 플랫폼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일어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위메이드가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총대를 멘 격이기에 실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다른 게임사들도 투자자들 만큼이나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엔씨와 넷마블, 위메이드까지, 이번 지스타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임을 알리며 시장의 기대치를 높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김재원. 영상편집: 이가인. CG: 손지영
박해린기자 hl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