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개발 위한 융합인재 양성에 정부 지원 필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 신약개발 교육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을 위한 융합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장은 17일 "제약·바이오 산업 현장에서 신약개발 이해도와 정보기술(IT) 전문성을 두루 갖춘 융합형 인재를 요구하고 있지만 태부족"이라며 "융합인재 양성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했다.보건복지부는 2019년부터 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를 통해 다학제 융합교육 플랫폼 '라이드(LAIDD)'를 구축했다. 제약·바이오 분야 재직자와 대학의 석‧박사급 전문 인력을 AI 신약개발 융합인재로 키우는 프로그램이다.

라이드 프로그램은 79명의 전문 강사진이 500시간 동안 AI 신약개발에 특화한 강의를 진행한다. 5300명의 수강생이 교육을 받고 있다. 협회는 내년부터 AI대학원, 제약회사, 병원 등 다기관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기반 AI신약개발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매년 30명의 AI신약개발 인재를 배출하는 게 목표다.

후보물질 탐색부터 임상시험 최적화까지 AI 신약개발 10개 트랙별 인증제도도 도입한다. 이를 통해 매년 100명의 융합인재도 육성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자격증 제도로 연결해 2026년부터 자체적으로 AI신약개발 융합인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에 정부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협회 자체적으로 인력을 양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선 10년 넘는 기간 동안 1조~2조원 넘는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이렇게 개발한 신약의 성공확률은 1만분의 1에 불과하다. AI를 도입하면 신약 생산성을 높여줄 것이란 평가다.

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신약개발에 AI 기술을 활용하면 개발 주기를 15년에서 7년으로 줄여준다. 개발 비용은 최대 2조원에서 6000억원 정도로 절감할 수 있다. 미국의 아톰와이즈, 영국의 베네볼런트 등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AI를 기반으로 치료제 개발 단서를 빠르게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도 AI를 활용해 10년이 넘게 걸릴 백신 개발을 10여 개월로 크게 단축하며 코로나19와의 전쟁 종결 시점을 앞당겼다.

복지부는 AI 신약개발 사업이 앞으로 10년간 500억달러(약 65조5700억원)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선 신약개발 지식과 경험, IT 전문성을 갖춘 융합형 인재가 필요하지만 국내에 이런 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정부가 바이오헬스 부문 초격차 확보를 위해 AI와 디지털 고급인력 2500명 양성 프로젝트를 가동한 이유다.김 센터장은 "AI신약 개발 융합 인재 양성·공급이 원활해지면 AI 신약개발의 오픈이노베이션이 늘어 산학연 협력 생태계가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