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겹쳐보여"…'정치인' 한동훈 등판 임박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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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체급 키워주는 민주당
23년 한동훈에서 20년 윤석열 모습이
국민의힘 '인물난' 여전
'한동훈 역할론'에 당 내부 분위기는
"출마는 OK, 비대위원장은 글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ZA.34633787.1.jpg)
현 정부 출범 때부터 계속되고 있는 한 장관을 향한 민주당의 공세는 최근 들어 극으로 치닫고 있다. "건방진 놈, 어린놈, 물병 머리에 던져버리고 싶다"(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금수의 입"(김용민 민주당 의원), "정치를 후지게 한 건 한동훈 같은 XX들"(민형배 민주당 의원), "정치를 후지게 만드는 '너'"(유정주 민주당 의원) 등 마치 경쟁하듯 한 장관을 향한 '막말 릴레이'가 벌어지는 모양새다.예전 같았으면 이런 막말 같은 사안에는 침묵했을 법도 한 한 장관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이 왕왕 포착된다. 송영길 전 대표를 향해서는 입장문을 내곤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도 별로 없이 대한민국 정치를 수십년간 후지게 만들어 왔다"고 질타했다. 자기보다 어린 유정주 의원의 반말 섞인 막말에 대해서도 "민주당 막말은 나이 문제가 아니었다"고 복수의 언론에 촌평했다.
![2019년 10월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한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 /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AA.29621548.1.jpg)
윤 총장이 차기로 주목받았던 3년 전의 국민의힘과 한 장관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의 국민의힘의 상황도 흡사하다. 그때도 지금도 '인물난'에 허덕인다는 점에서다. 평생 검사로 지낸 정치 신인 윤 총장이 보수진영의 유력한 차기로 거론됐던 사실만으로 당시의 인물난을 방증한다. 지금의 국민의힘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수도권 위기론' 한복판에 떨어졌지만, 정작 수도권에 나서거나 내세울 인물이 없어 서로 등만 떠밀고 있다.'한동훈 역할론'에 거듭 힘이 실리는 이유다. 특유의 논리적이고 직설적인 화법에 엘리트적인 이미지를 겸비해 인기를 얻은 한 장관은 범보수 진영에서 꾸준히 차기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선호하는 장래 정치 지도자를 물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장관은 13%로 보수진영 인물(오세훈·홍준표 4%, 이준석 3%) 가운데 오차범위 밖에서 1위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관심이 집중된 만큼 작은 행보 하나하나에도 수많은 의미가 부여된다. 지난 17일 법무부 공식 일정으로 대구를 방문했을 때도 정치권에서는 '보수의 텃밭 민심을 파고든다'는 해석이 나왔다. 신당을 통한 영남 공략을 천명한 '이준석풍(風)'을 잠재우기 위함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국무위원 배우자들이 통상 참여하는 대한적십자사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한 장관의 배우자 전은정 변호사까지 여타 배우자들을 모두 제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다.
'정치인 한동훈'은 임박했다고 보는 평가가 대체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관계자는 "물론 송영길 전 대표가 시작했지만, 야당을 향해 다시 언성을 높이는 점, 배우자께서 공개 활동에 나섰다는 점 등을 고려해 한 장관이 정치인으로의 활동을 하려는 것으로 당원들이 많이 추측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장관은 우리 당의 귀중한 자원"이라며 "적절하고 또 가능한 빠른 시기에 한 장관이 합류해 사기를 끌어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지난 17일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권에서 총선 출마 요구가 강하다'는 말에 "의견은 많을 수 있다"며 "총선은 국민들 삶에 중요한 것인 건 분명하다"고 답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