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앞둔 美 바이오업체 잇달아 철회...불황 계속되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말 나스닥 상장을 희망했던 바이오기업들이 잇달아 상장 철회에 나서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경기 불황에 대한 우려와, 계속되는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공개(IPO)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17일 미국 바이오전문지 엔드포인트 뉴스에 따르면 조던 색스 나스닥 헬스케어 상장 책임자는 "연말 이전에 IPO를 희망하던 4~5개 생명공학 기업이 계획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올해 나스닥에 상장한 바이오 기업은 20곳이다. 다만 대부분은 상반기 상장 업체들이며, 미국 노동절(9월 첫째주 일요일) 이후에 상장한 업체는 세포치료제 제조사인 카고테라퓨틱스와 유전자 치료 스타트업인 렉세오테라퓨틱스 두곳 뿐이다.

2020~2021년에는 약 180곳의 바이오업체가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장조건을 맞추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탓이다. 조던 색스는 "해당 기업들은 연말 IPO를 위해 타임라인을 설정하고 , 이를 이행하고 있었다"며 "다만 이스라엘서 전쟁 발발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며 계획을 늦추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바이오 업계는 인플레이션 감소법 (IRA)로 인한 약가 협상, 금리 인상 등의 이유로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 스티펠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 업체들의 기업가치는 전년대비 13% 이상 감소했다. S&P 바이오테크 ETF 가격도 올해 들어 약 13% 하락했다.

역합병에 나선 업체들도 있다. 역합병은 인수 회사가 소멸되고, 피인수 회사가 존속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나스닥 상장사인 그래파이트 바이오는 노안 치료제 개발업체인 렌즈 테라퓨틱스와 역합병을 진행한다. 그래파이트 바이오는 겸상적혈구병(SCD) 치료제를 개발 중에 있었으나 부작용이 발생하며 임상을 포기했다. 렌즈테라퓨틱스는 점안제에 대한 3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하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상황이 나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18시41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