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링크플레이션도 물가조사 때 반영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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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가격집계 동행 취재“슈링크플레이션이요? 통계는 바로 잡아냅니다.”
정부 "용량 슬쩍 줄인 편법인상
소비자 신뢰 저해…실태 조사"
지난 16일 서울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11월분 소비자물가 통계 조사를 나온 김한령 경인지방통계청 통계주무관은 기자에게 “가령 500mL짜리 간장이 400mL로 줄고 가격이 2000원으로 똑같아도 물가 조사 땐 100mL당 400원에서 500원으로 25% 오른 것으로 보고 통계에 반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가격은 놔둔 채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이 커진 가운데 통계청도 물가 조사에서 이 부분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는 것이다.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용량 축소 등을 통한 편법 인상,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정직한 판매행위가 아니며 소비자 신뢰를 저해할 수 있어 정부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1월 말까지 한국소비자원을 중심으로 주요 생필품 실태조사를 하고 신고센터를 신설해 관련 사례에 대한 제보를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기자가 동행취재를 해보니, 김 주무관은 16일 하나로마트에서 39개 농축수산물 가격을 조사했다.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무게와 크기가 다른 농축수산물도 전자저울과 줄자로 측정해 가격을 조사했다. 일정 규격에 맞는 상품을 골라낸 뒤 100g당 가격을 조사하는 식이다.
김 주무관이 이날 조사한 39개 품목 중 33개 품목은 열흘 전보다 가격이 내렸거나 동일했다.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 듯했다. 가격이 오른 제품은 등심, 양지 등 6개 품목이었다. 김 주무관은 전국 155개 지역에서 소비자물가 통계를 수집하는 155명의 조사관 중 한 명이다. 통계청은 이들이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전통시장 편의점을 돌아다니며 정기적으로 수집한 458개 상품과 서비스 품목 가격을 토대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발표한다.조사관들의 통계조사는 오전 11시~오후 3시에 이뤄진다.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는 전날 진열된 상품이나 ‘떨이 상품’이 많이 있을 수 있어서다. 김 주무관은 “멤버십 세일처럼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할인이나 1+1 할인 판매가격은 물가 통계에 반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할인 혜택의 경우 모든 소비자가 누릴 수 있을 때만 통계에 반영한다. 구체적인 제품명은 공개하지 않는다. 기업들이 특정 제품 가격만 그대로 두고 다른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있어서라고 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