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대신한 국힘 필리버스터, 맥빠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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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발언으로 진정성 호소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의사진행 방해)를 포기한 국민의힘이 ‘온라인 필리버스터’를 시작했지만 낮은 국민들의 관심에 갈수록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온라인에선 지루하게 느껴져
뚝 떨어진 관심도에 불참자도
1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13일부터 닷새간 온라인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9일 국회를 통과한 파업조장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 대한 반대 토론이다.참여한 의원은 48명으로 당초 국회 필리버스터에 나설 예정이던 60명에 못 미쳤다. 당 행정국에 온라인 필리버스터 불참을 통보해온 의원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의원들의 낮은 의욕에 참여 기간도 점점 연장됐다. 10일부터 필리버스터 신청을 받았지만 신청자가 적어 16일이던 지원 기간이 이번 주말까지로 연장됐다.
의원들의 관심 환기 차원에서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기도 했다. 온라인 필리버스터 첫날인 13일 참여했던 윤재옥 원내대표는 17일 다시 한번 방송법에 대한 온라인 필리버스터를 하며 의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대중의 주목도를 가늠하는 영상 조회수도 높지 않았다. 안철수 의원을 제외하고는 온라인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 영상의 조회수는 모두 1000회 미만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의 홍보 전략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초·재선 의원들이 필리버스터를 열심히 준비하는 까닭은 이들이 상대적으로 앞 순번에 배치돼 오랜 시간 발언하면서 진정성을 호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온라인에선 이런 장점이 사라지는데 열심히 준비한 것을 다 쏟아낼 의원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플랫폼에 적절한 홍보 방식이 아니라는 비판도 나왔다.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한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유튜브의 메인은 ‘쇼츠’(짧은 동영상)인데 같은 쟁점들을 비판하는 15분 남짓한 긴 영상을 누가 보겠느냐”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