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정치인의 이미지 메이킹

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겉만 요란한 정치인 이미지메이킹은 실망만 안길 뿐
서민 친화적인 이미지와 화합의 메시지 ‘식사정치’
이미지메이킹은 대인관계를 형성 유지 관리하는 수단


능력보다 인품에 호감도가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2024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국민들은 정치인의 이미지를 인품과 능력으로 명확히 구분하며, 대체로 인품요인이 능력요인보다 호감도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적지않다. 그래서일까? 역대 정치인들은 정책 능력 못지 않게 국민들과 정서교감을 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오고 있다.
서민 친화적인 이미지와 화합의 메시지 ‘식사정치’

윤석열 대통령은 현장행보에서 서민들에게 친근한 식단을 먹는 '식사정치'로 서민 친화적인 이미지와 화합의 메시지를 보여주는 노력이 계속되었었다는 분석들이 많다. 이런 윤 대통령의 행보는 탈권위적 이미지를 부여해서 국민들과의 거리감을 좁혀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효과가 있었다. 과거 정치인들도 유사한 방식으로 대중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경우가 적지 않다.


순댓국밥 정치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TV 광고 '욕쟁이 할머니' 편에서 '순댓국밥'으로 서민적이고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부각한 바 있다. 허름한 순댓국밥집에 들른 이 전 대통령에게 욕쟁이 할머니는 싸움질만 일삼는 정치권을 향해 한바탕 구박을 쏟아내다 "경제는 꼭 살려라"고 당부하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언급되고 있다.


햄버거 정치

미국에서도 음식으로 하는 '이미지 정치'는 적지 않은데 미국의 정치인들이 주로 먹는 메뉴는 햄버거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도 백악관 밖 음식점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는 '햄버거'로 이미지 정치에 성공한 바 있는데 2007년 선거기간 중 2011년에 맞을 50세 생일파티를 햄버거 집에서 하겠다고 공약까지 내세운 바 있다. 오바마의 햄버거 사랑으로 그는 '오비프'라는 별명까지 얻었으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커피정치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 직후 청와대 참모진들과 식사 후 커피를 들고 함께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탈 권위 이미지를 부각해 반응이 긍정적이었다. 또한 첫 대외 활동으로 그동안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돼 왔던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함으로써 행사 현장에 있던 일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까지 연출되었었다.


정권 시기별 언론보도 이미지전략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 관련 정부 주체 대국민 언론 보도의 표면적인 목적은 이성적이고 과업적 리더십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내면적인 의도는 국가지도자의 애국·애민심을 국민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기존 관련 연구들을 토대로 정권별 특징을 살펴보면, 박정희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정권 시기에는 과업 중심의 적극적 모습이 강조 되었다. 이승만 대통령 정권 시기에는 부부동반 활동이 적지 않았고 노무현 대통령 정권 시기에는 개인 생활 공개가 많은 편이었다. 이는 각 정권마다 강조하고자 하는 점을 대국민 언론 보도를 통해 보완 및 강조하고자하는 이미지메이킹 전략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지메이킹은 대인관계를 형성 유지 관리하는 수단

이미지는 타인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으로, 이는 사람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지는 ‘대인관계를 형성, 유지하는 수단이자 동시에 단절시키는 수단’이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자신의 이미지를 토대로 그들과의 관계의 깊이를 설정’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미지의 중요성만큼이나 다른 사람에 의해 인지된 자신의 이미지를 통제하는 일련의 과정인 ‘이미지관리’ 역시 매우 중요한 행동으로, 사람들은 이미지 관리를 통해 타인에게 적절한 주의를 기울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타자와의 ‘친밀한 관계(close relationship)’ 형성이 가능하다.
겉만 요란한 정치인 이미지메이킹은 실망만 안길 뿐

정치인의 호감도에 국민들이 더 많이 반응한다는 연구결과처럼 국민들과 정서교감을 통해 얻은 팬덤은 막강하다. 그렇기에 팬덤을 등에 업은 정치인의 선순환 되는 이미지정치 파워는 힘이 매우 셀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이미지메이킹은 자신을 포장해서 국민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온전하게 국민에게 전달하는 꾸준한 자기관리과정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겉만 요란하게 치장한 이미지메이킹은 결국 국민에게 실망만 안길 뿐이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명지대학교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전공 겸임교수 박영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