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수 보면 열심히 살고 싶어져요"…방콕 울린 K팝, 목 터져라 ‘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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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사운드 페스티벌’“K팝 가수들의 무대는 노래, 춤, 시각효과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해요. 1초도 팬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죠. 그들을 보면 나도 이렇게 열심히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18~19일 태국 방콕서 첫 개최
첫날 지코 등 7개 팀 참가…1만2000여 명 '환호'
"K팝은 음악의 한 장르 아닌 일상에 녹아든 문화"
18일 저녁 6시(현지시간) 태국 방콕에 있는 대규모 공연장 임팩트아레나 챌린저 홀3 앞에서 만난 태국 여성 엠마 씨(29)는 “이제 K팝은 음악의 한 장르를 넘어 태국인의 일상에 녹아든 하나의 문화가 됐다. 어린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모든 사람이 K팝을 듣고 즐거워한다”며 이같이 말했다.이날 공연기획사인 나인원나인919가 태국 방콕에서 주최한 K팝 축제 ‘슈퍼사운드 페스티벌’에서 가수 지코가 히트곡 ‘새삥’을 부르자 1만2000여 명의 관중은 목이 터져라 한국어 가사를 ‘떼창’했다. 팬들은 각자 좋아하는 아이돌의 응원봉을 한 손에 쥔 채 연신 포인트 안무를 따라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K팝 가수가 한국어로 꾹꾹 눌러쓴 플래카드를 볼 수 있도록 공연 내내 까치발을 들면서 땀을 뻘뻘 흘리는 소녀팬들도 여럿 보였다.공연장에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등에서 몰려온 팬들도 있었다. 일본에서 비행기로 7시간을 날아왔다는 세이치 씨(35)는 “K팝 가수들의 노래, 춤 실력은 다른 나라 가수들과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일본에서도 K팝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합니다. 젊은 사람들은 그들의 노래를 따라부르는 걸 넘어 옷, 머리 스타일까지 똑같이 따라 하면서 닮고 싶어해요. 10∼30대의 ‘워너비 아이콘’이라고 할까요?”
올해 처음 열린 ‘슈퍼사운드 페스티벌’은 각국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K팝 가수를 선정해 상을 수여하고, 이들의 공연을 선보이는 음악 축제다. 한국과 수교 65주년을 맞은 태국을 첫 개최지로 정했다. 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여섯 국가가 참여한 조직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최종 선발된 가수만이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게 이 페스티벌의 특징이다. 유튜브 트위터 등 SNS 조회수, 현지 공연 횟수, 실물 음반 판매량과 스트리밍 횟수·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이날 공연에는 지코를 비롯해 하이브 소속 그룹 프로미스나인과 보이넥스트도어, 북미 최대 음악 축제인 ‘코첼라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에 초청된 실력파 아티스트 DPR 이안(IAN), 갓세븐(GOT7)의 영재 등 7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이튿날이자 축제의 마지막 날인 19일엔 샤이니의 태민, 레드벨벳 등 6개 팀이 무대를 달궜다.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진행된 시상식에선 피묵 시마로즈 방콕 부시장이 시상자로 올라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축하 인사를 건넸다. 공연장엔 현지 팬 외에도 200여 명의 태국 취재진이 몰려와 K팝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슈퍼사운드 페스티벌’은 추후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으로 공연 개최지를 넓혀갈 예정이다.
김현정 나인원나인919 대표는 “태국은 K팝에 대한 반응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공연 수요가 많은 나라인 만큼 이번 공연을 계기로 사업을 넓혀나갈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론 유럽, 미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K팝은 춤, 노래 실력뿐 아니라 퍼포먼스, 무대 효과 등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란 걸 무대를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콕=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