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5000억인데 행정망 '마비'…정보관리원 몸집만 커졌다

사진=뉴스1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정보관리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공무원 행정전산망 관리를 소홀히 해 민원 서비스 마비 사태를 불러와서다. 심지어 내년도 예산 규모를 올해보다 크게 늘려 잡았다. 내실보다는 몸집 불리기에 치중하고 있단 지적이다.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안부에서 제출받은 '2024 예산안 사업설명자료'에 따르면 내년 정보관리원에 책정된 예산은 올해보다 약 17.2%(790억여원) 늘어난 5433억여원이다.인건비와 운영비를 비롯해 전산장비·노후장비 통합구축, 국가융합망구축 등 총 7개 항목에서 대부분 예산이 전년보다 크게 불어났다. 범정부 신규도입 전산장비 통합구축 예산은 올해 576억여원에서 내년 746억여원으로, 중앙행정기관 등 노후장비 통합구축 예산은 1122억여원에서 1536억여원으로 증가했다.

내년 건립을 앞둔 공주센터 신축 예산으로 251억여원이 신규 편성됐다. 여기에 2021년 문을 연 대구센터의 내년 예산도 160억원으로 잡혔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대구센터에 쏟아부은 예산은 27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이 기관이 관리해온 정부 행정전산망이 마비되고 복구 작업마저 더디게 진행돼 대규모 예산 증액요구가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전문가들은 이번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가 덩치 키우기에만 치중해 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보안 시스템 강화를 위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버 관리 허점을 '보약'으로 삼아 더 탄탄한 대응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정보관리원은 국가기관 주요 서비스의 서버와 통신·보안장비 등 정보자원을 관리하는 데이터센터다. 마비 사태를 빚은 행정전산망 '새올'과 '정부24'의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관리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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