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하락 전환…"가장 늦게 오르더니, 먼저 빠져"

부동산 레이더

급매 거래 잇따르며 신고가 대비 30%↓
고금리 장기화에 서울 외곽 직격탄
“집값 상승기에 서울에서 가장 늦게 오르더니 내릴 때는 가장 먼저 빠지네요.”(강북구 미아동 A공인 관계자)

서울 강북구에서 신고가 대비 30% 내린 급매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3개월여 만에 하락 전환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서울 외곽 지역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북구 아파트값은 이달 둘째 주(13일 기준)에 한 주 전보다 0.01% 떨어지며 2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하락 전환한 곳은 강북구를 포함해 노원구(-0.01%) 구로구(-0.02%) 등 3개다. 도봉구(0%)는 보합세를 보였다.

강북구는 지난달 넷째주 -0.01%를 나타내며 25개 구 중 가장 먼저 집값 내림세를 보였다. 1주일 후 0.01%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하면서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강북구는 올 하반기 집값 반등기에도 25개 구 중 노원구와 함께 뒤늦게 상승세에 동참한 지역이다.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는 지난 4월 상승 전환했고 마포·용산구는 5월부터 오름세를 이어갔다. 성동·양천·광진·동대문구 등 서울 대부분 지역은 6월부터 집값 회복세를 나타냈다.강북구는 노원구와 함께 25개 구 중 마지막으로 7월 셋째 주에 집값 반등에 성공했다. 강북구도 전국적 집값 회복세와 더불어 호가는 올랐지만, 급매 외에는 거래가 안 되고 있다. 미아동 삼성래미안 트리베라 2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8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8억7000만원)에 비해 5000만원 빠진 값이고 최고가(11억8000만원) 대비 30% 하락했다. 같은 지역의 SK북한산시티 전용 84㎡도 최근 6억33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8억9000만원)에 비해 30%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이 몰린 서울 외곽 지역이 타격을 받고 있다. 강북구 집값은 올해 들어 누적으로 5.44% 내렸다. 도봉구(-6.47%) 금천구(-5.77%) 구로구(-4.85%) 관악구(-4.76%) 등도 낙폭이 컸다. 대체로 서울 외곽 지역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은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한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며 “금리 인상기에 급매가 나오면서 대단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내림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