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 대거 팔아치운 워런 버핏…그 뒤엔 비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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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들의 포트폴리오
벅셔해서웨이, 3분기 주식 9조원 순매도
GM·J&J 전량 매도…아마존·셰브런도 정리
'비밀 포지션' 요청…"금융주 투자 가능성"‘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올해 3분기 미국 우량주들을 대거 정리했다. 금융주, 건설주 등을 선별해 큰돈을 부었던 상반기 때와 비교하면 포트폴리오를 매우 방어적으로 운용한 셈이다. 이 기간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헤지(hedge·손실 최소화)에 주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빅3’ 자동차 업체 중 하나인 제너럴모터스(GM·2200만주)부터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1465만8121주), 운송업체 UPS(5만9400주), 제약업체 존슨앤드존슨(J&J·32만7100주), 가정용품 제조업체 프록터앤겜블(P&G·31만5400주), 제과업체 몬델리즈인터내셔널(57만8000주), 특수소재 제조사 셀라니즈(535만8535주)에 이르기까지 전량 팔아치운 종목만 7개다. GM의 경우 최근 6개 분기 중 5개 분기 동안 매도 포지션을 취했다.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종목은 액티비전블리자드(-0.35%)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687억달러(약 89조원) 규모 인수 작업이 21개월 만에 완료된 시점과 맞물린다.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는 주요국 규제 당국의 독점 우려에 부딪혀 시간을 오래 끌었다.
이밖에 벅셔해서웨이는 빅테크 대표 종목인 아마존(55만1000주), 에너지 대기업 셰브런(1287만1831주) 등 우량주도 대량으로 던졌다. 특히 셰브런은 포트폴리오 내 비중 기준 상위 10개 종목 중 유일하게 매도 대상에 올랐다.
1~3분기 누적으로 보면 236억달러(약 30조6000억원)를 순매도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489억달러(약 63조4000억원)를 순매수한 것과 대조된다. 전체 주식 보유량은 3186억달러(약 413조원)에 이른다. 애플이 전체 포트폴리오 중 50.04%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그 뒤를 뱅크오브아메리카(9.03%), 아메리칸익스프레스(7.22%), 코카콜라(7.15%), 셰브런(5.93%)이 이었다. 이들 5개 종목은 벅셔해서웨이 주식 포트폴리오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벅셔해서웨이가 20% 넘는 지분율을 확보한 기업은 크래프트하인즈(26.51%), 옥시덴탈페트롤리움(24.34%), 아메리칸익스프레스(20.02%) 등 3개다.
미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투자 대상이 금융주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앞서 공개한 분기 보고서(10-Q)에서 벅셔해서웨이의 금융주 보유액이 12억달러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지만, 13F 보고서에선 금융주 매입 내역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공개적으로 알려진 주식 매수액은 17억달러다. 북미 최대 위성 라디오 방송사인 시리우스XM, 미국프로야구(MLB) 구단 운영업체인 애틀랜타브레이브스홀딩스, 애틀랜타브레이브스 구단을 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리버티미디어 등을 소량 담았다.
벅셔해서웨이의 올해 3분기 기준 현금 보유액은 1572억달러(약 203조8000억원)로,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2021년(1490억달러)을 넘어섰다. 2분기 때와 비교하면 거의 100억달러 불어났으며, 애플 주식 보유량과 맞먹는다.채권 보유량은 220억달러(약 28조5000억원)다. 11억달러(약 1조40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벅셔해서웨이 주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15.8% 상승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벅셔해서웨이, 3분기 주식 9조원 순매도
GM·J&J 전량 매도…아마존·셰브런도 정리
'비밀 포지션' 요청…"금융주 투자 가능성"‘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올해 3분기 미국 우량주들을 대거 정리했다. 금융주, 건설주 등을 선별해 큰돈을 부었던 상반기 때와 비교하면 포트폴리오를 매우 방어적으로 운용한 셈이다. 이 기간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헤지(hedge·손실 최소화)에 주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량 매도한 종목만 7개
벅셔해서웨이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말 주식 보유 현황 공시(13F)를 보면 이 회사는 지난 7~9월 약 70억달러(약 9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빅3’ 자동차 업체 중 하나인 제너럴모터스(GM·2200만주)부터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1465만8121주), 운송업체 UPS(5만9400주), 제약업체 존슨앤드존슨(J&J·32만7100주), 가정용품 제조업체 프록터앤겜블(P&G·31만5400주), 제과업체 몬델리즈인터내셔널(57만8000주), 특수소재 제조사 셀라니즈(535만8535주)에 이르기까지 전량 팔아치운 종목만 7개다. GM의 경우 최근 6개 분기 중 5개 분기 동안 매도 포지션을 취했다.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종목은 액티비전블리자드(-0.35%)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687억달러(약 89조원) 규모 인수 작업이 21개월 만에 완료된 시점과 맞물린다.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는 주요국 규제 당국의 독점 우려에 부딪혀 시간을 오래 끌었다.
이밖에 벅셔해서웨이는 빅테크 대표 종목인 아마존(55만1000주), 에너지 대기업 셰브런(1287만1831주) 등 우량주도 대량으로 던졌다. 특히 셰브런은 포트폴리오 내 비중 기준 상위 10개 종목 중 유일하게 매도 대상에 올랐다.
1~3분기 누적으로 보면 236억달러(약 30조6000억원)를 순매도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489억달러(약 63조4000억원)를 순매수한 것과 대조된다. 전체 주식 보유량은 3186억달러(약 413조원)에 이른다. 애플이 전체 포트폴리오 중 50.04%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그 뒤를 뱅크오브아메리카(9.03%), 아메리칸익스프레스(7.22%), 코카콜라(7.15%), 셰브런(5.93%)이 이었다. 이들 5개 종목은 벅셔해서웨이 주식 포트폴리오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벅셔해서웨이가 20% 넘는 지분율을 확보한 기업은 크래프트하인즈(26.51%), 옥시덴탈페트롤리움(24.34%), 아메리칸익스프레스(20.02%) 등 3개다.
‘비밀 포지션’에 쏠리는 관심
시장에선 벅셔해서웨이가 SEC에 1건 이상의 거래 내역을 기밀 요청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포천지에 따르면 벽서해서웨이는 10여 년 전 IBM과 엑슨모빌, 2020년 말 셰브런과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즈 등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을 당시에도 이런 ‘비밀 포지션’을 유지했던 바 있다. 투자 내역이 알려졌을 경우 시장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며, SEC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벅셔해서웨이가 이번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미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투자 대상이 금융주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앞서 공개한 분기 보고서(10-Q)에서 벅셔해서웨이의 금융주 보유액이 12억달러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지만, 13F 보고서에선 금융주 매입 내역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공개적으로 알려진 주식 매수액은 17억달러다. 북미 최대 위성 라디오 방송사인 시리우스XM, 미국프로야구(MLB) 구단 운영업체인 애틀랜타브레이브스홀딩스, 애틀랜타브레이브스 구단을 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리버티미디어 등을 소량 담았다.
벅셔해서웨이의 올해 3분기 기준 현금 보유액은 1572억달러(약 203조8000억원)로,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2021년(1490억달러)을 넘어섰다. 2분기 때와 비교하면 거의 100억달러 불어났으며, 애플 주식 보유량과 맞먹는다.채권 보유량은 220억달러(약 28조5000억원)다. 11억달러(약 1조40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벅셔해서웨이 주가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15.8% 상승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