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그룹, 화재 김용범·증권 최희문 두 부회장이 맡는다

메리츠, 지주에 부채·운용 콘트롤타워 신설

지난해 11월 메리츠화재 메리즈증권 완전 자회사화 이어 '원 메리츠' 강화
"지주 중심으로 자원 배분 효율성 높인다"
메리츠금융그룹이 지주회사에 운용부문과 부채부문을 신설하는 지주 중심 경영 체계를 구축한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과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이 모두 지주에서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한다. 각 주력 계열사의 후임 최고경영자(CEO)를 내부에서 승진시켜 승계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였다.


“그룹 전체를 하나의 조직처럼”

메리츠금융지주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21일자로 김용범 부회장을 그룹부채부문장에, 최희문 부회장을 그룹운용부문장에 선임하는 인사를 결정했다. 지주와 메리츠화재 대표를 겸임하던 김 부회장은 지주 대표만 맡게 된다. 최 부회장은 메리츠증권 CEO에서 물러나고 지주로 자리를 옮긴다.

그룹부채부문은 그룹의 자금 조달 부문을, 그룹운용부문은 자산 운용 부문을 통합 관리하게 된다. 메리츠그룹은 "지주 중심으로 자원 배분 효율성을 높이고 그룹 전반의 재무적 유연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최희문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메리츠그룹은 각 계열사 임원이 신설 부문에서 겸직하는 인사도 실시했다. 그룹부채부문에 메리츠화재의 김경환 전략영업총괄(부사장)과 김정일 개인영업총괄(전무), 은상영 TM사업부문장(상무)를 배정했다. 그룹운용부문에선 김종민 메리츠화재 자산운용실장(부사장), 메리츠증권의 여은석 메리츠증권 프로젝트금융사업총괄(부사장)과 권동찬 트레이딩본부장(상무)이 일하도록 했다. 메리츠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조직 신설은 지난해 11월 화재와 증권의 100% 자회사로 편입에 이어 실질적인 지주 중심 경영 체계를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대 교체보다는 그룹 전체를 하나의 조직처럼 운영하려는 전략에 방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차세대 경영진 발굴


김 부회장과 최 부회장은 장기간 CEO를 맡으면서 각각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업계 최상위로 끌어올렸다는 인정을 받는다. 특히 성과에 비례하는 보상 체계를 확립했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2011년 메리츠그룹에 합류했으며 2013년 지주 대표, 2015년 화재 대표에 올랐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3분기 순이익 4963억원을 올리며 삼성화재를 제치고 처음으로 손해보험사 1위에 올랐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공식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에 대비해 김 부회장 주도로 2018년께부터 자체 회계기준을 마련하고 수익성 높은 상품 위주로 라인업을 개편했다. 최 부회장은 2010년부터 14년간 메리츠증권을 이끌었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 부사장, 골드만삭스 홍콩지점 상무 등을 거친 최 부회장은 미국식 금융 시스템을 한국에 이식한 인물로 꼽힌다. 최 부회장 취임 당시 206억원이었던 메리츠증권의 순이익은 지난해 8280억원으로 40배 넘게 늘었다.

메리츠그룹은 이날 두 부회장 후임 CEO 등 계열사 임원 인사도 실시했다. 금융업계에선 이번 신임 CEO 인사가 차세대 경영진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신임 대표
메리츠화재는 김중현 전무(경영지원실장)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CEO로 선임했다. 김 신임 대표는 1977년생(46세)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15년 메리츠화재에 입사해 자동차보험팀장, 상품전략실장 등을 거쳤다. 회사 내에선 경영·컨설팅 분야 전문가로 리더십과 업무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신임 대표
메리츠증권 신임 대표에는 장원재 사장(세일즈&트레이딩부문장)이 선임됐다. 서울대 수학과 학·석사,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은 금융공학 전문가다. 삼성증권 출신인 장 사장은 메리츠화재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를 거쳐 2021년 메리츠증권에 합류했다.

강현우/박의명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