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시장 "가덕신공항·북항 재개발 가속도…글로벌 허브도시 비전 실현될 것"

인터뷰 / 박형준 부산시장

'부산 이니셔티브' 이미 시작
미래 신산업 육성 위한 토대
“앞선 기술력과 풍부한 문화 콘텐츠는 한국의 자랑입니다.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프랑스 파리로의 출장길에 오른 박형준 부산시장(사진)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인류 문제 해결을 위한 플랫폼, ‘부산 이니셔티브’를 실현할 채비를 마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엑스포 최종 개최지 선정일은 오는 28일로 파리에서 치러진다. 경쟁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이탈리아 로마 등 세 개 도시다.부산 이니셔티브는 엑스포 유치 전략 중 하나다. 보건, 복지, 디지털, 노동 등 세계 각국의 개별 도시가 지닌 문제점을 함께 풀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한국이 보유한 문화, 민주주의, 디지털·친환경 기술 등의 강점을 내세워 인류 문제를 해결할 공동의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앞세웠다. 박 시장은 “활발한 유치 활동을 통해 개발도상국과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부산 이니셔티브는 이미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파리에서 열린 심포지엄은 부산 이니셔티브에 대한 각국의 호응을 확인하는 결정적인 행사였다. 박 시장은 “대사급 26명을 포함한 120명의 해외 유력 인사가 참여하며 기대보다 좋은 행사 결과를 얻었다”며 “기후변화 등 세계 공통의 숙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고민하는 뜻깊은 자리였다”고 회상했다. 세미나에서는 세계적인 석학 제러미 리프킨 경제동향연구재단 이사장 등이 발제자로 참석해 부산 엑스포의 비전이 시대 정신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강조했다.

박 시장은 “대부분 참석자가 3시간가량 진행된 행사에서 이석하지 않고 경청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며 “한국은 이날 개도국 지원에 5억2000달러를 지원하는 등의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고 말했다.정부와 기업 중심의 지원은 유치전에 비교적 뒤늦게 뛰어든 부산시가 단숨에 개최지 유력 후보로 떠오른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박 시장은 “지난 4월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지실사를 통해 유치 홍보 열기가 정점을 찍었다”며 “5500명의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BIE 실사단을 환영하고 국회에서는 의원들의 만장일치 결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런 유치 열기는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등 공식 일정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계기가 됐다. 지금까지 박 시장은 130개국 450명의 사람을 만났다. 해외 방문을 위한 여정은 지구 다섯 바퀴를 돌았을 정도다.

박 시장은 부산이 엑스포 전환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허브 도시 부산이라는 비전을 실현할 핵심 프로젝트와 연계해 신성장을 위한 강한 추진력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가덕신공항은 개항 예정 시기를 7년이나 앞당겼으며 북항 재개발과 도심형 초고속 교통 인프라(BuTX) 등 광역 교통망 체계 구상에 들어갔다”며 “복합 물류허브, 글로벌 금융도시, 문화·관광·컨벤션 중심 도시 등의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산 이니셔티브 실현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여러 개도국과 에너지, 물, 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해결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각종 신기술이 개발되고 새로운 산업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부산시 차원에서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세계 최초의 ‘스마트 해상도시’ 방안을 내놨다.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유엔 해비타트와 연계해 엑스포 개최지인 북항을 중심으로 6만㎡ 부지에 1200명이 거주하는 부유식 모듈을 구축할 예정이다.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사업으로, 시는 이 도시를 중심으로 반도체와 2차전지 등 미래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박 시장은 “인공지능, 메타버스, 클라우드, 빅데이터, 블록체인, 양자기술 등 디지털 전환 산업 육성을 위한 사업 예산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며 “이 기술을 발판 삼아 세계와의 연대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