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관리비 수사' 전남도공무원노조 활동 '위축'

베스트 간부 공무원 선정·연말 콘서트 등 안 하기로
노조 게시판 9월째 폐쇄 일부 공무원들 노조에 불만
전남도 공무원들의 사무관리비 횡령 의혹 등에 경찰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도 공무원노조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21일 도 공무원노조 등에 따르면 도 공무원노조는 '가장 닮고 싶은(베스트) 간부 공무원(5급 이상)'을 올해는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

노조는 지난해 처음으로 6급 이하 조합원 1천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베스트 간부 공무원을 뽑아 명단을 공개하고 표창까지 했다.

올해부터는 두차례 설문조사를 거쳐 베스트 간부 공무원을 선정하기로 했으나, 올 상반기 노조가 운영하는 '매점 발(發)' 공무원들의 사무관리비 횡령 의혹이 불거지면서 베스트 간부 공무원 선정을 중단했다. 또 지난해 연말, 가수 등을 초청해 열었던 노조 주관 콘서트도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현 청사에서 18년간 유지했던 매점 운영권도 포기했다.

매점 운영권자는 입찰을 통해 최근 'CU 편의점'으로 바뀌었다. 노조원들이 봉급 '끝전'(천원 미만)을 기부한 돈으로 생필품을 구입해 지역 소외계층에 전달하는 '행복 상자 만들기' 행사는 예정대로 갖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경찰 수사로 분위기가 어수선해 노조 주관 주요 행사를 이어갈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무관리비 횡령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노조 홈페이지 익명 게시판을 노조가 폐쇄한 것도 일부 공무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모 중간 간부급 공무원은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며 게시판을 운영해오다가 사무관리비 의혹이 터지자 게시판을 9개월째 폐쇄한 것은 권위적"이라며 "노조가 쓴소리를 들을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직원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게시판을 폐쇄함으로써 언로가 막혔다는 지적도 있지만, 게시판을 열었을 경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오감으로써 내부 갈등을 유발하고 직원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남경찰청은 공무원노조가 운영하는 매점과 인터넷쇼핑몰에서 공무원들이 사무관리비로 과다한 수수료를 지불하며 공용물품을 구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5월 강제 수사에 착수해 7개월째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