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지니어, NGS·생산·면역증강 3박자로 세상에 없던 암백신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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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맞춤형 암백신을 개발 중인 프로지니어가 다음달 미국 혈액학회(ASH)에 참가해 기존 한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개념의 암백신을 소개한다. B세포 수용체 서열을 정확히 읽어내고 생산기간을 단축시켰을 뿐 아니라 면역증강까지 더해 림프종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철 프로지니어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12월 9일부터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ASH에 참가해 전임상 데이터와 관련된 포스터 발표를 진행한다”며 “실험실 안에서만 있었던 기술이 실제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탄을 쏠 것”이라고 설명했다.지난 20~30년간 B세포 수용체(BCR)를 타겟으로 하는 맞춤형 암백신에 대한 기대는 계속 있어왔다. 세포 표면에 발현돼있는 고유의 BCR들을 타겟으로 면역치료를 하면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9~2014년 업계 이목을 끌었던 임상시험 3상 3개가 연달아 실패로 돌아가면서 사실상 관련 R&D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당시 임상이 실패로 돌아갔던 가장 큰 이유는 △BCR 서열을 읽어낼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기술이 부족했고 △기본적으로 개인 맞춤형 항원을 생산하는데 돈과 비용이 많이 들었으며 △면역증강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프로지니어는 이 3박자를 모두 갖춰 이전에 없던 새로운 암백신을 개발 중이다. 우선 BCR 서열분석은 정준호 서울대의대 생화학교실 교수와 협력했다. 정준호 교수는 “BCR은 B세포 생존과 증식에 필수적인 세포내 신호전달이 일어나는 분자로 모든 B세포는 서로 상이한 BCR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전에도 BCR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백신으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염기서열 분석이 부정확했다”고 말했다.이어 “프로지니어는 BCR 염기 서열을 ‘고집적 시퀀싱(high throughput sequencing)’을 통해 수십만 종의 BCR 서열을 파악, 분석하기 때문에 매우 정확히 확정짓는다”고 설명했다.
무세포 단백발현을 통한 개인 맞춤형 항원 생산은 엄숭호 성균관대 교수와, 면역증강제 시스템은 임용택 성균관대 교수와 협업했다. 프로지니어는 무세포 단백 발현 기술을 통해 세포주 선별~배양 공정까지 대략 6개월 소요되던 기간을 2~3주로 단축시켰다. 무세포 단백질 발현이란 말 그대로 세포 없이 시험관에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단백질 발현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암 백신 개발에 중요한 요소다. 백신을 만드는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 그 안에 암이 재발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완전관해라고 하는 것은, 지금의 기술로 현재 우리가 찾을 수 있는 종양은 ‘0’이라는 뜻”이라며 “완전관해라고 진단해도 암종에 따라 보통 40~50%까지 재발하는 만큼 그 전에 추가치료가 이뤄지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환자 유래 조직 연구에 도움을 준 윤덕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항전유전물질형백신(idiotype vaccine)의 한계를 극복하며 림프종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라며 “NGS 기법과 실험실내 고순도 단백질 합성 기법의 결합으로 부작용이 매우 적으면서도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프로지니어는 올해 ASH 포스터 발표에 이어 내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미팅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컨셉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들은 ‘프리 IND’ 이전부터 FDA를 만나 같이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프로지니어의 기준이 FDA의 요구조건과 멀지 않다면 IND도 내년 중에 신청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김철 프로지니어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12월 9일부터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ASH에 참가해 전임상 데이터와 관련된 포스터 발표를 진행한다”며 “실험실 안에서만 있었던 기술이 실제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탄을 쏠 것”이라고 설명했다.지난 20~30년간 B세포 수용체(BCR)를 타겟으로 하는 맞춤형 암백신에 대한 기대는 계속 있어왔다. 세포 표면에 발현돼있는 고유의 BCR들을 타겟으로 면역치료를 하면 효과가 클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9~2014년 업계 이목을 끌었던 임상시험 3상 3개가 연달아 실패로 돌아가면서 사실상 관련 R&D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당시 임상이 실패로 돌아갔던 가장 큰 이유는 △BCR 서열을 읽어낼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기술이 부족했고 △기본적으로 개인 맞춤형 항원을 생산하는데 돈과 비용이 많이 들었으며 △면역증강제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프로지니어는 이 3박자를 모두 갖춰 이전에 없던 새로운 암백신을 개발 중이다. 우선 BCR 서열분석은 정준호 서울대의대 생화학교실 교수와 협력했다. 정준호 교수는 “BCR은 B세포 생존과 증식에 필수적인 세포내 신호전달이 일어나는 분자로 모든 B세포는 서로 상이한 BCR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전에도 BCR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백신으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염기서열 분석이 부정확했다”고 말했다.이어 “프로지니어는 BCR 염기 서열을 ‘고집적 시퀀싱(high throughput sequencing)’을 통해 수십만 종의 BCR 서열을 파악, 분석하기 때문에 매우 정확히 확정짓는다”고 설명했다.
무세포 단백발현을 통한 개인 맞춤형 항원 생산은 엄숭호 성균관대 교수와, 면역증강제 시스템은 임용택 성균관대 교수와 협업했다. 프로지니어는 무세포 단백 발현 기술을 통해 세포주 선별~배양 공정까지 대략 6개월 소요되던 기간을 2~3주로 단축시켰다. 무세포 단백질 발현이란 말 그대로 세포 없이 시험관에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단백질 발현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은 암 백신 개발에 중요한 요소다. 백신을 만드는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면 그 안에 암이 재발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완전관해라고 하는 것은, 지금의 기술로 현재 우리가 찾을 수 있는 종양은 ‘0’이라는 뜻”이라며 “완전관해라고 진단해도 암종에 따라 보통 40~50%까지 재발하는 만큼 그 전에 추가치료가 이뤄지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환자 유래 조직 연구에 도움을 준 윤덕현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항전유전물질형백신(idiotype vaccine)의 한계를 극복하며 림프종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라며 “NGS 기법과 실험실내 고순도 단백질 합성 기법의 결합으로 부작용이 매우 적으면서도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프로지니어는 올해 ASH 포스터 발표에 이어 내년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미팅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컨셉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들은 ‘프리 IND’ 이전부터 FDA를 만나 같이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프로지니어의 기준이 FDA의 요구조건과 멀지 않다면 IND도 내년 중에 신청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