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도 야구처럼 대박 났으면"…LG전자 개미들의 소원

호실적에도 부진한 주가
가전·TV 수요 둔화에 짓눌려

증권가 "전장 부문 성장성 좋다"
저평가 분석 속 비중확대 조언도
LG그룹이 29년 만에 일군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해 일부 가전 29% 할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은 지난 19일 서울 시내 LG전자베스트샵 'LG 윈윈 페스티벌'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LG전자의 주가가 좀처럼 10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룹 야구단 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면서 그룹사 전체가 축제 분위기인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LG전자의 현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있다고 보고 있다. 호실적이 지속되는 데다 자율주행 시장 확대에 따른 전장 부문 고성장 기대감이 있어서다. 4분기 계절적 특성에 따른 실적 부진 속 주가가 단기 저점을 찍을 때가 비중 확대 기회란 조언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전일 10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이후론 25%가량 뛰었지만, 하반기만 떼서 보면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7월 13만원대로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지속해 10만원대로 내려왔다. 최근 한 달간(10월 20일~11월 21일) 기준으로도 2.07% 올랐지만, 이 기간 코스피가 4% 뛴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더뎠다.하반기 실적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3분기 LG전자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99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5% 늘었다. 매출은 같은 기간 2.2% 소폭 줄었다. 외형은 역성장했지만, 물류비 절감 등 효율적인 비용 통제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신성장동력인 전장 부문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게 이익 증가에 보탬이 됐다.

호실적에도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고금리 장기화로 주택 매매가 위축된 가운데 본업인 가전과 TV 소비 둔화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업의 단기간 내 외형 성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 원인이 사업 성과가 아닌 비용 통제에 있단 점도 우려를 더했단 분석도 있다. 비용에 기댄 실적은 변동성이 있어서다.
사진=한경DB
다만 증권가에선 LG전자의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회사가 빌트인, 냉난방공조 등 기업간거래(B2B) 비중 확대로 일반 소비자의 가전 수요 감소에 대응하고 있단 점을 높이 샀다. 무엇보다 미래 성장동력인 전장 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다음 자율주행 모멘텀이 정보기술(IT) 산업을 기다리고 있다"며 "IT 대형주 중 자율주행 연관성이 가장 높은 기업은 LG전자"라고 설명했다.실적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장 4분기엔 연말 재고 관리를 위한 마케팅 비용 등이 증가한단 특성이 있는 만큼 수익성이 전분기 대비 다소 악화하겠지만, 전년 동기 대비론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게 증권가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에 대한 증권가 실적 추정 컨센서스는 매출 23조709억원, 영업이익 8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6%, 115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KB증권에 따르면 내년 연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 3% 증가한 88조6000억원, 4조2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주가가 저평가 됐단 분석도 나온다. 박형우 연구원은 "현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88배"라며 "과거 10년 LG전자의 PBR이 0.7~1.3배의 밴드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주가는 저평가 구간에 위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년 4분기는 연말 비용의 증가로 부진한 실적이 반복된다"며 "4분기가 지나면 성수기가 오는 만큼 4분기 실적 부진 등 감익 우려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주가는 단기 저점일 가능성이 높다. 연말은 LG전자 비중 확대의 시기"라고 조언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