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죽으면 어떻게 하지?… 日 작가의 '고독사 대처법'[책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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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두려운 가장 큰 이유는 죽음의 순간 옆에 아무도 없이 외롭게 가는 게 두려워서일지도 모른다. 1인 가구가 더이상 특별해지지 않은 지금, '고독사'를 진지하게 준비하는 일본 작가의 책이 나왔다.
'독신자' 문학 평론가 겸 작가 몬가 미오코
<혼자가 좋지만 고독사는 걱정입니다>는 독신자인 문학 평론가 겸 작가 몬가 미오코가 혼자 맞는 죽음에 대비하는 과정을 담았다. 원래 고독사는 가족을 잃은 일부 사회적 약자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 기준 1인 가구가 전체의 41%로 1000만 가구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가족과 자녀 없이 홀로 마지막을 맞아야 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더 이상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은 우리보다 좀더 일찍 고령화를 맞아 홀로 남은 노인의 죽음을 지원하는 행정제도와 서비스가 성숙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죽음을 맞는 과정과 사후 처리 과정 등은 한 개인이 감당하기엔 부담스러운 일이다. 연로한 부모님을 보며 덜컥 겁이 난 저자는 이를 계기로 자신이 원하는 죽음이 무엇인지부터 어떻게 죽어야 할지, 어떤 장례식을 치러야 하며, 재산과 유품은 어떻게 처분할지 등을 솔직하면서도 현실적인 태도로 써 내려간다. 저자는 하나하나 해법을 찾아나간다. 홀로 맞을 자신의 죽음을 주변에 알릴 방법으로 신문 배달부터 IoT(사물인터넷) 서비스까지 다양한 방법을 찾아본다. 실제로 일본에선 고독사를 막기 위해 매일 생존 여부를 체크하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또 저자는 자신이 갑자기 의식을 잃었을 때 연명치료 등 생사가 걸린 판단을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지도 고민한다. 혹시 자신이 부모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경우를 대비해 어머니가 몸담을 요양보호시설을 둘러보기도 한다. 죽음 전후를 도와줄 국가의 행정서비스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장례식은 어떤 형태로 치르는 게 좋을지, 시신은 어떻게 처리하고 어디에 묻히면 좋을지, 유품과 재산을 누구 앞으로 남겨둘지 등을 무겁지 않은 시선으로, 때로는 유쾌하게 살핀다.
저자는 죽음에 어느 정도 대비하고 나니 오히려 앞으로 살아가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죽음이란 종착지를 자세히 그리자 삶이 더 귀해졌다는 경험담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