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아이돌' 바우덕이의 매력에 빠져보실래요?

조선 후기 남사당패의 '첫번째 여성 꼭두쇠(우두머리)' 바우덕이의 인생을 소재로, 전통 남사당놀이를 현대적으로 무대화한 공연 '암덕: 류(流)의 기원'이 개막했다.

22일 서울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암덕: 류(流)의 기원' 기자간담회에서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는 "오래 전 우연한 기회에 남사당놀이를 접했다가 큰 감동을 받고 총체적 공연예술의 결정체란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 춤과 소리 등 전문 아티스트로 구성돼 전통 연희 전문 단체를 지향하는 예술단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가장 적절한 소재라는 생각이 들어 이번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암덕'은 여성 최초로 남사당패 꼭두쇠(단체의 대장격)로 활약한 바우덕이의 본명 '김암덕'에서 따온 제목이다. 암덕이라는 한 인물을 네 명의 배우가 나눠서 연기한다. 춤추는 암덕(배우 조하늘 분), 노래하는 암덕(서진실 분), 줄타는 암덕(박지나 분), 어린 암덕(이유주 분) 등이다. 배우들은 각각 춤과 판소리, 줄타기 등으로 암덕이 어머니를 떠나 보낸 어린 시절부터 남사당패의 스타로 자리잡기까지 인생의 각 단계를 거치며 성장하는 모습을 표현한다.

민새롬 연출가는 "연극처럼 기승전결을 가진 서사로 바우덕이의 인생을 소개하는 방식보다는, 바우덕이가 성장해 온 순간의 장면들을 마치 시처럼 압축적으로 표현했다"며 "세세한 이야기와 정서는 관객이 직접 재구성하고 상상하며 채우기를 바라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풍물(농악)·버나(대접돌리기)·살판(땅재주)·어름(줄타기)·덧보기(탈놀이)·덜미(꼭두각시놀음) 등 남사당놀이 여섯 종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물'을 이용한 연출이 특징이다. 풍물 연주자들이 꽹과리와 장구 등을 칠 때마다 물방울이 튀는 듯한 시각 효과가 더해져 관객들은 일종의 공감각적(청각의 시각화) 경험을 할 수 있다. 무대 위에서 직접 줄타기를 볼 수도 있다.정 대표는 "바우덕이(암덕)는 요즘으로 말하면 인기 아이돌처럼 당시 대중들의 큰 인기를 끈 스타"라며 "다양한 전통 요소를 녹여냈고 볼거리도 많기 때문에 언젠가는 세계 무대에서 공연하기를 꿈꾼다"고 말했다.

공연은 이달 26일까지 서울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