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日정부, 위성이 지구 돈다는 확증 못얻어…'실패' 의견 있지만 신중" 마이니치, 발사체 '예고지역' 낙하에 주목…"北 위성기술 발전, 한일에 큰 위협"
북한이 지난 21일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이 우주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일본 내에서 회의적 시각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자위대와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레이더 자료, 미군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우주 물체 위치와 궤도를 상시 감시하고 있으나, 북한 위성이 궤도에 진입했다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방위성 관계자는 "위성 같은 것이 지구를 돌고 있다는 확증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공위성을 지구 주변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지구 중력에 지지 않도록 '제1우주 속도'를 낼 필요가 있는데,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북한이 발사한 위성이 이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제1우주 속도는 초속 7.9㎞이며, 이 정도 속도를 내야 인공위성이 지표에 떨어지지 않는다.
일본 정부 내에는 이러한 점을 근거로 북한 위성이 실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의견이 있지만, 향후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어 정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고 아사히는 짚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상세한 내용은 방위성이 분석 중"이라며 북한 위성의 성패를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반해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후 북한 위성이 우주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위성 발사로 북한 미사일 기술이 어느 정도 진전이 이뤄졌다는 견해가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발사체에서 분리된 물체 중 하나가 북한이 사전에 낙하물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한 필리핀 동쪽 해상에 낙하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 8월 24일 위성을 발사했을 때 낙하물이 모두 예고 지역 바깥에 떨어진 것과는 대비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발사체가 한반도 서해상을 비행해 필리핀 동쪽 해상 방향으로 궤도를 바꾸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일본 언론은 정찰위성이 설령 궤도에 정상적으로 진입했다고 하더라도 '정찰'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인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보유한 위성 기술 발전이 향후 한국과 일본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사히는 "북한이 정찰위성을 본격적으로 운용할 태세를 갖추면 두 가지 측면에서 국면 전환이 일어난다"며 "하나는 우주 공간에서 한미일 등의 군사 행동을 독자적으로 감시하고 추적할 '눈'을 갖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위성이 수집한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미사일 정밀 공격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