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법인세 OECD 최고 수준인데…더 늘리자는 巨野

민주당 "최고세율 대상 확대"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4%로 미국 독일 등 주요국보다 높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만 ‘부자 감세’ 프레임을 앞세운 거야(巨野)의 반대에 직면해 세제 개편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23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4%로, 여기에 지방세를 포함하면 세율은 26.4%로 높아진다. 미국(21%) 독일(15.8%) 일본(23.2%) 스웨덴(20.6%)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평균(22%)을 웃돈다. 이마저도 지난해 세율이 소폭 낮아진 것이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문재인 정부에서 25%까지 높아졌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1%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3%포인트 인하하는 세제 개편을 추진했지만 야당 반대로 1%포인트 낮추는 안이 통과되면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법인세 감세는 투자·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지난해) 정부 안대로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춰야 했는데 아쉬움이 여전히 있다”고 했다.한국의 법인세 경쟁력 순위는 세계 하위권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법인세 경쟁력은 OECD 38개 회원국 중 34위였다. 라트비아(1위) 에스토니아(2위) 리투아니아(3위) 등 동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한국은 스위스(11위) 미국(22위) 독일(30위) 일본(33위) 등 대부분 선진국에 뒤졌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법인세 최고세율을 적용하는 과표구간을 ‘연 3000억원 초과’에서 ‘연 200억원 초과’로 바꾸자는 주장도 나왔다. 이렇게 되면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기업이 현재 152개에서 2052개로 1900개 늘어나게 된다. 이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업을 때리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사람이 서민”이라며 “그나마 기업에서 흘러나오는 투자 물줄기의 꼭지를 아예 잠가버리겠다는 얘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인 22% 또는 20% 수준까지 내려 세 부담을 줄여달라고 요구한다. 현행 9~24%의 누진 세율체계를 단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견기업연합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 비율은 OECD 평균(2.7%)보다 0.7%포인트 높은 3.4%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