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건서의 은퇴사용설명서] 긍정적인 피드백이 좋은 관계를 만든다

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사진=구건서
10년 전 쯤 KBS 아침마당 목요특강에 ‘역전한 인생의 5가지 비결’이라는 주제로 생방송을 한 기억이 있다. 1시간을 혼자 강연을 해야 하니, 당연히 전문(?) 방청객이 필자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적절한 타이밍에 박수도 치고, 깔깔깔 웃어도 주고, 가끔은 놀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니 떨지 않고 신나게 강연을 마칠 수 있었다. 물론 이분들은 숙달된 전문 방청객들이라서 언제 웃고, 언제 박수를 치고, 언제 감탄사를 쏟아내야 하는지를 잘 아는 분들이다. 약방에 감초 같은 역할을 하는 방청객이 없었다면 자칫 밋밋한 분위기가 될 뻔했는데, 이 분들의 뜨거운 피드백(feedback) 또는 리액션(reaction) 반응이 생방송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강의하는 사람의 기를 살려주었다.

이렇게 피드백이나 리액션은 비단 방송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생활, 더 나아가 직장생활의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로 얘기를 나눌 때도 상대방의 얘기에 ‘그래요! 멋져요! 그렇구나!’ 등 긍정적인 반응은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해준다. 요즘 스마트폰이 항상 손에서 떠나지 않다보니 얘기를 하면서도 스마트폰을 보고, 밥을 먹으면서도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걸으면서도 스마트폰 좀비가 되는 형편이고 보면, 옆에 있는 사람과도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카톡이나 메시지로 소통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치부한다.
사진=구건서
피드백이나 리액션은 긍정적인 행동과 부정적인 행동으로 나눌 수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의 영향인지 대부분 칭찬과 같은 긍정적 행동은 쉽게 한다. 긍정적 행동은 특별한 화술이나 꾸밈없이 어떤 방식으로 하더라도 듣는 사람이 쉽게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칭찬과 같은 긍정적 행동만이 능사는 아니다. 상대방이 성장하도록 돕는 부정적 반응도 필요하다. 상대방을 비방하는 것이 아니라, 듣기 싫은 내용이라도 상대방을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라면 말이다.

그렇다면 부정적인 반응을 유용하게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자체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그 사람의 구체적인 행위나 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당신은 괜히 쓸데없는 참견을 하는 사람이다’라는 말보다 ‘이번에는 당신이 쓸데없는 참견을 했다’라는 말이 어떤 점을 개선해야 알려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반응이다. 또한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어줍지 않은 충고보다는 정보공유에 초점을 맞춰 대안을 제시할 때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렇게 부정적인 피드백이나 리액션은 조심해서 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잔소리로 들리거나 기분 나쁜 충고로 들리기도 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활짝 웃으면서 크게 맞장구를 쳐주면 상대방은 더 크게 감동한다. 상대방이 보낸 카톡이나 메시지도 그냥 눈팅만 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공감해주고 이모티콘 역시 활짝 웃는 것이라면 더욱 좋다. 오늘은 두 팔을 크게 벌리고 하늘을 바라보며 호탕하게 웃어보자.<한경닷컴 The Lifeist> 구건서 심심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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