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에서 학교 흉기난동 뒤 '이민자 짓이다' 폭동 터져

극우, 용의자 루머 퍼뜨려…"쓰레기가 국민 공격" 시위
상점 털고 경찰차 방화…경찰 "악의적 유언비어" 폭력자제 촉구
아일랜드 더블린의 한 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이 반(反)이민 폭력시위로 번졌다. 경찰은 사건과 관련해 "악의적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다"며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23일 오후(현지시간) 더블린 중심가인 오코넬 스트리트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시위대는 반이민 구호를 외치며 상점 유리창을 깨부수고 물건을 약탈하는가 하면 경찰 순찰차와 버스, 트램에 불을 질렀다. 경찰은 400명 넘는 인력과 헬리콥터 등 장비를 동원해 시위를 진압했다.

이에 앞서 인근 파넬 스퀘어의 한 학교 인근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해 5살 여아와 학교 직원으로 알려진 30대 여성이 중상을 입는 등 5명이 다쳤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칼부림 사건 발생 직후 극우 인사들이 온라인에 용의자의 국적에 대한 루머를 퍼뜨렸다고 보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AFP통신에 "아일랜드 사람들이 이 쓰레기들에게 공격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체포한 용의자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며 범행 동기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드류 해리스 경찰청장은 "사실관계가 밝혀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루머의 사실 여부가 명확하지 않고 악의적 목적의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극우 이데올로기의 광적인 훌리건 세력이 있고 그런 파괴적 성향이 심각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소셜미디어의 허위정보와 헛소문에 휘둘리지 말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달라고 당부했다.

헬렌 매킨티 법무장관은 "오늘 더블린 도심에서 발생한 공격은 우리 모두에게 충격을 준 끔찍한 범죄"라며 "끔찍한 비극을 이용해 혼란을 야기하는 폭력적이고 교묘한 세력을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