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비싸서 사먹겠나" 한숨 나왔는데…떨어진 이유 있었다 [이미경의 인사이트]

"올해는 '금(金)마늘' 아냐"
공급 증가에 가격 안정세
사진=한경DB
지난 2년간 높은 가격에 거래돼 '금(金)마늘'이라 불렸던 마늘이 올해는 안정적인 가격에 팔리고 있다. 김장 시즌에 접어들며 수요가 늘었지만 저장 물량이 충분해 안정적인 시세가 유지되고 있다.

24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도매시장에서 마늘 가격은 ㎏당 3634원에 거래됐다. 전주보다 15.2%, 평년(2013~2022년) 11월 평균 가격(4231원)보다는 14.1% 저렴해졌다. 특히 작년(6407원)과 재작년(6297원) 11월 평균 가격에 비하면 시세 하락 폭이 큰 편이다. 마늘 가격이 떨어진 이유는 지난 2년간 마늘 가격이 고시세를 유지하자 농가들이 마늘 재배를 늘린 탓이다. 농업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저장마늘 입고량은 9만9000t으로 전년 대비 9.2% 늘었다. 이달 기준 재고량은 8만t으로 전년 대비 10.7% 많은 상태다.

A대형마트 신선식품 바이어는 "11~12월 김장철이 지나면 마늘 수요는 더욱 감소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마늘 저시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겨울 주산지에서 본격 출하가 시작된 양배추와 풋고추 가격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기준 국산 양배추와 풋고추 도매가격은 ㎏당 438원, 3252원으로 각각 전주대비 17.7%, 10.1% 하락했다. 양배추는 이달 초부터 전남 해남지역에서 출하가 시작되며 공급량이 늘었다. 다음 달에는 제주도에서 재배한 양배추까지 출하되면서 현재와 비슷한 수준의 시세를 유지하거나 가격이 더욱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풋고추는 경남 진주와 밀양에서 출하 물량이 많아지며 자연스레 시세가 떨어졌다. 다만 송년회 시즌 고깃집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경우 가격이 소폭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작물은 기온이 뚝 떨어지며 생육이 느려져 가격이 급등했다. 오이는 최근 기온하락으로 생산량이 급감하며 주산지인 충청지역에서 이달 말 출하를 조기 종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충청지역은 12월 중순까지 오이를 출하한다. 방울토마토는 역시 최근 춥고 흐린 날씨가 이어지며 생장이 느려졌다. B대형마트 바이어는 "동절기 방울토마토 주산지인 경북 상주, 전남 고흥 지역의 날씨가 추워지며 작황이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