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방송인' 불법촬영 논란에 황의조 소속팀 감독이 한 말

노리치 시티 감독 "내가 판단할 건 운동장서 모습"
축구선수 황의조. /사진=뉴스1
불법 촬영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의 소속 팀 노리치 시티(잉글랜드)의 감독은 "내가 판단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은 그라운드에서 내가 볼 수 있는 모습뿐"이라면서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리치 시티의 다비트 바그너 감독은 23일(현지시간) 현지 지역 매체 더핑크언(The Pink Un)과 인터뷰에서 황의조에 대한 질의에 이렇게 말했다.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니 일단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모습으로 기용 여부 등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바그너 감독은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체 그림을 알 정도로 내가 가진 정보가 충분하지는 않다"며 "결국 벤 내퍼 단장이 황의조, 그의 대리인과 함께 이 상황에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개인적 의견을 밝힐 정도로 이번 사태에 대해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바그너 감독은 황의조가 일단 훈련 등 팀 일정에 정상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 연인과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 황의조는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 원정 경기를 마친 뒤 곧장 노리치 시티로 복귀했다.
사진=뉴스1
황의조는 지난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의조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환은 입장문을 통해 "(해당 영상은) 당시 연인 사이에 합의된 영상"이라며 "황의조는 현재 해당 영상을 소지하고 있지도 않고 유출한 사실도 전혀 없다. 이 사건은 황의조가 영상 유출의 피해자로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하지만 불법 촬영 혐의 피해자 측이 '합의된 영상'이라는 황의조 측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입장문을 내고 "피해자는 황의조와 교제한 적은 있지만, 그 당시나 그 후로나 민감한 영상의 촬영에 동의한 바가 없었고 계속해서 삭제해달라고 청해왔다"며 "'전 연인과 합의 하에 촬영한 영상'이라는 거짓말을 해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반박했다.

이 가운데 황의조 측이 영상 속 상대 여성의 신상을 일부 공개해 2차 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황의조 측은 입장문에서 "(영상 속 여성은) 방송 활동을 하는 공인이고 결혼까지 한 신분이라 최대한 여성의 신원이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 공식적으로 대응을 자제했고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로 진실을 밝히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의조 범죄를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보도가 유포되고 이 여성의 일방적 입장이 진실인 것처럼 호도돼 방어적 차원에서 소명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피해자 측 이은의 변호사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해자에 대한 매우 심각한 2차 가해이자 명백히 피해자를 향한 협박과 압박"이라며 "이와 같은 범죄 행위를 반복하지 말 것을 경고하며 수사기관도 이와 관련해 조처해달라. 필요하다면 고소장도 제출하겠다"고 맞섰다. 한편, 지난 6월 황의조와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하면서 황의조와 여러 여성의 모습이 담긴 사진 및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혐의를 받는 여성은 황의조의 형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