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해지율 순위 달라져…LG유플 vs KT [정지은의 산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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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율 가장 높은 곳은 KT통신 3사의 이동통신 해지율 지형도가 최근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해지율이 가장 높은 통신사 자리가 LG유플러스에서 KT로 바뀌었다. LG유플러스가 최근 ‘충성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해지율을 크게 낮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KT 1.2%·LG유플 1.05%·SKT 0.9%
LG유플, 장기고객 혜택 늘려
이용 만족도가 관건…SKT는 늘 0%대
○확 바뀐 해지율 순위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이동통신 해지율은 KT가 1.2%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가 1.05%로 두 번째를 기록했고, SK텔레콤은 0.9%로 가장 낮았다. ‘한결같이’ SK텔레콤이 가장 낮은 해지율을 이어가는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의 위치가 달라진 게 두드러진 변화다.해지율은 전월·당월 평균 가입자 대비 해지 건수의 비율이다. 각 통신사에 대한 이용자의 충성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해지율이 높을수록 이용자 이탈이 심하다는 의미다. 해지율을 낮추는 것은 통신 3사의 공통 과제다.‘SK텔레콤-KT-LG유플러스’ 순으로 높아지던 기존 해지율 순위를 흔든 것은 LG유플러스다. 전분기 해지율은 SK텔레콤 0.7%, KT 0.9%, LG유플러스 1.16%다. LG유플러스가 0.11%포인트 낮추는 동안, KT는 0.3%포인트 높아졌다.
○LG유플러스의 반란…KT는 고민
업계에선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월 ‘해지율이 가장 낮은 통신사’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뒤 기세가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2019~2021년 내내 약 1.4% 안팎이던 해지율이 지난해부터 1.1%대로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엔 이 회사의 역대 분기 최저 해지율(1.0%)을 기록했다.회사 관계자는 “이용자 만족도를 끌어올리면서 ‘찐팬(진짜 팬)’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이 통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기반 대응 서비스 ‘고객케어플러스’를 운영하며 이용자 불만율을 50% 이상 낮춘 게 대표적이다. 멤버십 혜택도 확대했다. 특히 5년 이상 가입자를 장기 고객으로 분류해 연 12회 데이터 2GB 쿠폰, 연 4회 서비스 체험 쿠폰, 모바일 정기 점검, 고객센터 전담 상담사 배치 혜택 등을 제공한다. 지난달엔 장기 고객 대상 해외 로밍서비스 할인 혜택을 신설했다.늘 0%대 최저 해지율을 기록하는 SK텔레콤의 전략도 업계는 주시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지율은 통화 품질이나 고객센터 대응 등 기본 통신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와 직결된다”며 “멤버십 혜택 강화 등 고객 만족도를 높이며 자연스럽게 해지율을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기세가 주춤하다. 지난 9월 사물지능통신을 포함한 무선통신 가입자 점유율에서 3위로 주저앉은 데 이어 해지율까지 밀렸기 때문이다. 사물지능통신 사업이 주춤한 게 가입자 점유율, 해지율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KT는 다른 통신사와 달리 알뜰폰(MVNO)까지 합산해 해지율을 산정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KT 관계자는 “알뜰폰을 제외한 해지율은 큰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통신 3사는 내년에도 해지율 방어를 위한 멤버십 강화 전략 등을 구상 중이다. 알뜰폰 시장이 커지면서 기존 통신 3사 고정 이용층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게 핵심 과제로 꼽히고 있어서다. 통신 3사 이용자에겐 호재다. 정부 주문에 따른 통신비 인하 등과 맞물리면서 이용 혜택이 늘어날 전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