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예방 돕고 K팝 아이돌 기획…'노래방 기업' TJ미디어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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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혁신 스터디“손목돌리기 예쁘게, 하와이 아가씨처럼 해볼게요~.” 이동식 노래방 기기 M2(사진)의 접이식 화면을 켜고 ‘두뇌건강체조’ 버튼을 누른다. 장윤정의 ‘올래’ 간주가 울려 퍼진다. 두뇌건강체조는 트로트 노래에 맞춰 화면에 나타나는, 간단하지만 계속 바뀌는 동작을 외우고 따라 하며 치매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는 기능이다.
건강체조·연주 영상 촬영 등
부가 기능 더한 반주기 출시
공정 자동화 스마트공장도
엔터 자회사로 새 시장 공략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TJ미디어는 노래 반주기 업계의 대명사 격 업체다. 최근 이 회사는 다양한 부가 기능을 갖춘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나섰다.24일 방문한 서울 상암동의 TJ미디어 8층 쇼룸에는 각종 제품이 가득했다. 주목되는 것은 전문가용 반주기 리얼마스터. 악보대에 전자패드를 올려놓은 듯한 모양의 제품에선 화면에 악보를 띄워놓고 자체 편곡을 시도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주하는 모습을 스스로 촬영하고, 유튜브에 연결해 영상을 송출할 수도 있다. 라이브 카페, 각종 음악 동호회에서 ‘인기몰이’ 중이라는 설명이다. ‘퍼펙트 스코어’ 기능을 활용하면 음정, 박자, 바이브레이션별로 점수를 받아 경쟁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체험해볼 수도 있다.
TJ미디어는 시니어·전문 연주자 특화 반주기 등의 제품을 앞세워 연령별 타깃을 구체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건강 댄스·두뇌 체조·그때 그 시절 영상’ 등의 기능을 갖춘 이동식 노래방 모델은 고령 이용자들이 커뮤니티 센터 등에서 함께 기계를 활용하고 노래와 더불어 운동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황지운 상품기획부 차장은 “65세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전용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처럼 다양한 상품 출시를 위한 기술개발도 강화하고 있다. 본사 내에는 기술·콘텐츠 연구소, 레코딩스튜디오 등을 두고 음향 및 음원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경기 김포시에 전 공정을 자동화한 약 1만2054㎡의 지상 6층 규모 스마트팩토리도 갖췄다.
종합 엔터테인먼트·온라인 콘텐츠 생산·유통 회사로 거듭나는 작업은 세 개의 자회사가 맡았다. TJ커뮤니케이션은 TJ미디어의 노래 반주 콘텐츠를 온라인 플랫폼에서 음악 콘텐츠로 활용하는 역할을 한다. 프랑스 소재 드림은 글로벌 음원 칩 활용을 담당한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위드어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5월 7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 ‘더윈드’를 데뷔시켰다.
TJ미디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모임이 금지됐던 시기 적자를 내기도 했지만 2021년 흑자 전환한 이후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매출(개별 기준)은 766억원.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6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5% 증가했다. 윤나라 TJ미디어 대표는 “노래 문화의 선도 기업으로서 노래가 불리는 어떤 공간에서든 다양한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