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막말' 논란에 놀란 민주 "부적절 언행, 공천에 불이익"

현역의원 하위 10% 페널티 강화
비명계 "비명 솎아내기 위한 것"
더불어민주당이 막말 논란을 일으킨 인사에게는 공천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암컷이 설친다’고 여성 비하 발언을 한 최강욱 전 의원에게 당원 자격 정지 조치를 내렸음에도 당내에서 두둔하는 발언이 이어지자 칼을 빼든 것이다.

한병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24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막말과 설화, 부적절한 언행을 엄격히 검증하고 공천 심사에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기존 공천 검증 항목인 부정부패와 젠더 폭력, 입시 부정, 공직윤리 위반 등에 더해 막말·설화도 추가한다는 설명이다.한 위원장은 “후보자 자격 심사를 통과해도 선거일 이전에 후보직에서 사퇴시키거나 당선 후에는 의원직 사퇴 등 당의 결정을 따르도록 서약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는 최 전 의원의 ‘암컷’ 막말 관련 논란이 이 같은 대응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전 의원은 최근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북콘서트에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며 “동물농장에도 암컷들이 나와 설치는 건 없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것으로 여성 비하 논란이 일었다. 이에 민주당은 최 전 의원의 당원 자격을 6개월 정지하며 총선 공천에서 배제했지만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를 중심으로 최 전 의원을 옹호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22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그 말을 왜 못하냐”며 “뭐가 잘못됐다는 말이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남 부원장은 “당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부원장직을 사퇴했다. 남 전 부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인천 지역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에서 △전당대회 시 권리당원 영향력 확대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10% 페널티 강화 등을 의결했다. 아울러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가 갖는 효력 비율을 1 대 20 미만으로 하기로 했다. 현재는 대의원의 한 표 가치가 권리당원 약 60표와 비슷해 권리당원이 많은 친명 당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제기돼 왔다.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10%에 적용되는 페널티도 강화하기로 했다. 하위 10%에는 경선 시 득표를 20% 감산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이를 3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에 비명(비이재명)계에서는 “비명계를 솎아내기 위한 룰 변경”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