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에 미국도 초긴장…15년 만에 기록쓴 '옐로케이크' [바이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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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펜하이머에서 재조명한 맨해튼 프로젝트는 전세계 균형을 바꾼 원자 폭탄을 탄생시킨 일화로 유명하죠.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핵무기 개발에 일조한 동시에 인류에게 효율적인 에너지원을 안겨준 과학자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배경이된 뉴멕시코주에는 미국 유일의 우라늄 상업 생산이 가능한 거대한 공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영국,독일,네덜란드가 합작한 이 회사는 지금 세계 최대 원전 기업인 러시아 로사톰을 대체할 우라늄 생산 거점 중 하나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동시에 연료가 될 우라늄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시장은 극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바로 2011년, 벌써 10년도 더 지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전세계가 원전 개발을 외면한 대가를 이제야 치르고 있는 중입니다.
당시의 생생한 영상은 우리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고 있죠. 밀려드는 바닷물, 원전이 폭발하고 내부가 녹아내리는 사고가 전해진 뒤, 10년 넘도록 전 세계는 원전을 줄이고, 핵분열 에너지원으로 가공할 천연 우라늄(235) 채굴과 생산 시설마저 줄줄이 폐쇄해왔습니다.
미국은 2013년 켄터키주 파두카에 있던 자국 상업 시설을 60년 만에 문닫기도 했죠. 그런데 이렇게 10년 넘게 중단되다 시피한 원전 개발에 전 세계가 뒤늦게 비싼 대가를 치르는 중입니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정학적인 갈등으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뛰고, 원전에 사용할 원자재 공급이 막히면서 에너지 안보가 현실이된 걸 뒤늦게 수습하고 있는 겁니다.
유럽 나라들 가운데 2021년 이후 프랑스가 탈원전 정책을 뒤집어 6기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고, 영국도 발전량 25% 이상 늘리기 위해 대책 마련에 돌입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나는 수요와 달리 핵심 원자재인 우라늄을 장기간 공급하고 가공할 경로가 너무 부족하다는 겁니다. 이달 들어 카자흐스탄 혹한 지대와 멀리 몽골까지 찾아 자원 개발 협약을 맺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행보에서 그들의 다급함을 읽을 수 있습니다.세계 원자력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천연 우라늄을 공급할 수 있는 나라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나미비아, 캐나다, 호주 정도입니다. 유럽은 이 가운데 러시아, 카자흐스탄, 니제르 3개 나라에 천연 우라늄 공급을 전적으로 의존해왔는데, 그나마 2곳은 분쟁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죠.
1년 넘게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여기에 아프리카 대륙 한복판에서 쿠데타가 벌어진, 한때 프랑스 식민지였던 니제르 역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니제르에서 자국 기업 오라노를 통해 전체 우라늄 공급의 15%를 의지하던 프랑스는 대체 수입원이 다급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심지어 유럽은 에너지 수급 문제로 러시아 원전기업 로사톰에 대한 실효적인 제재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게 현실입니다.북미에서 접근 가능한 캐나다도 생산량이 충분한 건 아닙니다. 카메코가 단독으로 보유하고 있는 시거 광산은 전세계 생산량 15%를 맡고 있지만 역시 공급에 한계가 있습니다. 카메코 역시 광산 일부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해 올해초 연간 생산 목표를 하향 조정한 상태입니다.더구나 원전을 새로 짓는건 유럽만의 일은 아닙니다.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 부국인 중동 국가들도 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원전에 주목하고 있고, 중국과 인도에서만 앞으로 70기 이상 추가로 발전소를 세울 예정입니다. 올해 초 기준 전세계 가동 중인 원전은 431기, 여기에 소형 원전 개발까지 더해지면서 우라늄 수급난을 키우는 상황이죠.이런 수요-공급이 엇갈리면서 치솟기 시작한 우라늄 가격은 현지시간 20일 기준 파운드(453그램) 당 80달러선을 15년 만에 돌파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공급 초과 상태에 빠져 파운드당 20달러선까지 빠졌던 우라늄 가격은 올해 2월말 43달러, 4월 63.75달러, 이제 100달러를 눈앞에 뒀습니다.
우라늄은 천연 광물을 캐내거나, 사용 후 핵연료에서 2차 가공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렇게 가동을 연장해도 3년 뒤 수요를 맞추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합니다.이 여파로 우라늄 채굴, 개발 업체 몸값이 뛰면서 상장 기업인 캐나다 카메코 주가도 올해 토론토 증권거래소 기준 주당 55달러로 사상 최고가, 뉴욕증시 기준 연준 최고치에 올라겄습니다. 카메코는 농축 우라늄으로 연료봉을 만드는 원천 기술기업,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을 8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북미 원전 공급망을 수직 계열화한 회사로 성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카메코의 최고운영책임자는 민간투자가 위축되었던 10년을 지나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순풍을 맞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합니다. 지난 3분기엔 시장 예상보다 높은 주당 32센트 순익을 내고, 연간 실적 전망치도 기존 25억3천만 달러에서 25억 8천만 달러로 높여잡았습니다.국제에너지기구는 이산화탄소 순배출량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전 용량을 2020년 수준에서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프랑스, 핀란드, 스웨덴 등이 민간 원전 개발을 다시 독려하고, 미국 정부도 자국 원전 산업을 회복시키기 위해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라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라늄 비축을 늘리기 위해 자국 기업인 컨버딘에 14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등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죠.이런 상황에서 세계 원자력기구추산 2040년까지 필요한 우라늄 공급량은 연간 11만 2,300톤, 현재 각국 수요(6만5천톤)에서 80% 이상 증가할 전망입니다. 예기치 못한 전쟁의 긴 여파와 기후 위기로 마땅한 대응수단을 찾지 못한 인류가 다시 원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에 상상도할 수 없던 지금의 변화, 시장의 주도권은 누가 잡게 될까요.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영화의 배경이된 뉴멕시코주에는 미국 유일의 우라늄 상업 생산이 가능한 거대한 공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영국,독일,네덜란드가 합작한 이 회사는 지금 세계 최대 원전 기업인 러시아 로사톰을 대체할 우라늄 생산 거점 중 하나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동시에 연료가 될 우라늄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시장은 극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바로 2011년, 벌써 10년도 더 지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전세계가 원전 개발을 외면한 대가를 이제야 치르고 있는 중입니다.
당시의 생생한 영상은 우리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고 있죠. 밀려드는 바닷물, 원전이 폭발하고 내부가 녹아내리는 사고가 전해진 뒤, 10년 넘도록 전 세계는 원전을 줄이고, 핵분열 에너지원으로 가공할 천연 우라늄(235) 채굴과 생산 시설마저 줄줄이 폐쇄해왔습니다.
미국은 2013년 켄터키주 파두카에 있던 자국 상업 시설을 60년 만에 문닫기도 했죠. 그런데 이렇게 10년 넘게 중단되다 시피한 원전 개발에 전 세계가 뒤늦게 비싼 대가를 치르는 중입니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정학적인 갈등으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이 뛰고, 원전에 사용할 원자재 공급이 막히면서 에너지 안보가 현실이된 걸 뒤늦게 수습하고 있는 겁니다.
유럽 나라들 가운데 2021년 이후 프랑스가 탈원전 정책을 뒤집어 6기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고, 영국도 발전량 25% 이상 늘리기 위해 대책 마련에 돌입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나는 수요와 달리 핵심 원자재인 우라늄을 장기간 공급하고 가공할 경로가 너무 부족하다는 겁니다. 이달 들어 카자흐스탄 혹한 지대와 멀리 몽골까지 찾아 자원 개발 협약을 맺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행보에서 그들의 다급함을 읽을 수 있습니다.세계 원자력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천연 우라늄을 공급할 수 있는 나라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나미비아, 캐나다, 호주 정도입니다. 유럽은 이 가운데 러시아, 카자흐스탄, 니제르 3개 나라에 천연 우라늄 공급을 전적으로 의존해왔는데, 그나마 2곳은 분쟁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죠.
1년 넘게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여기에 아프리카 대륙 한복판에서 쿠데타가 벌어진, 한때 프랑스 식민지였던 니제르 역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니제르에서 자국 기업 오라노를 통해 전체 우라늄 공급의 15%를 의지하던 프랑스는 대체 수입원이 다급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심지어 유럽은 에너지 수급 문제로 러시아 원전기업 로사톰에 대한 실효적인 제재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게 현실입니다.북미에서 접근 가능한 캐나다도 생산량이 충분한 건 아닙니다. 카메코가 단독으로 보유하고 있는 시거 광산은 전세계 생산량 15%를 맡고 있지만 역시 공급에 한계가 있습니다. 카메코 역시 광산 일부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해 올해초 연간 생산 목표를 하향 조정한 상태입니다.더구나 원전을 새로 짓는건 유럽만의 일은 아닙니다.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 부국인 중동 국가들도 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원전에 주목하고 있고, 중국과 인도에서만 앞으로 70기 이상 추가로 발전소를 세울 예정입니다. 올해 초 기준 전세계 가동 중인 원전은 431기, 여기에 소형 원전 개발까지 더해지면서 우라늄 수급난을 키우는 상황이죠.이런 수요-공급이 엇갈리면서 치솟기 시작한 우라늄 가격은 현지시간 20일 기준 파운드(453그램) 당 80달러선을 15년 만에 돌파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공급 초과 상태에 빠져 파운드당 20달러선까지 빠졌던 우라늄 가격은 올해 2월말 43달러, 4월 63.75달러, 이제 100달러를 눈앞에 뒀습니다.
우라늄은 천연 광물을 캐내거나, 사용 후 핵연료에서 2차 가공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렇게 가동을 연장해도 3년 뒤 수요를 맞추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합니다.이 여파로 우라늄 채굴, 개발 업체 몸값이 뛰면서 상장 기업인 캐나다 카메코 주가도 올해 토론토 증권거래소 기준 주당 55달러로 사상 최고가, 뉴욕증시 기준 연준 최고치에 올라겄습니다. 카메코는 농축 우라늄으로 연료봉을 만드는 원천 기술기업, 미국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을 8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북미 원전 공급망을 수직 계열화한 회사로 성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카메코의 최고운영책임자는 민간투자가 위축되었던 10년을 지나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순풍을 맞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합니다. 지난 3분기엔 시장 예상보다 높은 주당 32센트 순익을 내고, 연간 실적 전망치도 기존 25억3천만 달러에서 25억 8천만 달러로 높여잡았습니다.국제에너지기구는 이산화탄소 순배출량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전 용량을 2020년 수준에서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프랑스, 핀란드, 스웨덴 등이 민간 원전 개발을 다시 독려하고, 미국 정부도 자국 원전 산업을 회복시키기 위해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라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라늄 비축을 늘리기 위해 자국 기업인 컨버딘에 14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등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죠.이런 상황에서 세계 원자력기구추산 2040년까지 필요한 우라늄 공급량은 연간 11만 2,300톤, 현재 각국 수요(6만5천톤)에서 80% 이상 증가할 전망입니다. 예기치 못한 전쟁의 긴 여파와 기후 위기로 마땅한 대응수단을 찾지 못한 인류가 다시 원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에 상상도할 수 없던 지금의 변화, 시장의 주도권은 누가 잡게 될까요.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