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급식 먹느니 편의점서 식사"…끼니 해결하는 아동들
입력
수정
편의점 사용처 41.7% 압도적…음식점·마트 각각 31%, 17.1%고물가에 외식비까지 오르면서 아동 급식카드의 편의점 결제액이 업체별로 10∼15% 이상 증가했다. 결식 우려 아동들은 편의점에서 주로 우유, 도시락·김밥, 컵라면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작년 기준 전국 결식아동 급식 지원 대상은 28만4000명이다. 이 중 도시락 배달이나 부식 지원을 받는 아동도 있지만 상당수는 아동 급식카드를 사용한다.아동 급식카드는 저소득층 아동의 끼니 해결을 돕기 위해 지자체가 지원하는 카드다. 급식카드 지원금 및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지자체별로 다르다.
복지부의 올해 권장 급식 단가는 끼니당 8000원이다. 급식카드의 일일 한도는 서울·부산 2만4000원, 대전·세종 3만원, 충남 태안군 4만원 등이다.
전국 17개 시도의 올해 상반기 아동 급식카드 사용처 현황을 보면 편의점이 41.7%로 압도적이다.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 31%, 마트 17.1% 순이다.급식카드 소지 아동들은 "편의점이 가깝고, 품목도 다양하며 가격도 저렴해 끼니를 해결하기 좋다"고 입을 모은다.
급식카드 사용이 가능한 편의점 브랜드별 매장은 CU 180여개, GS25 176개, 세븐일레븐 170여개, 이마트24는 164개 등이다.
현재 편의점에서는 급식카드로 술과 담배, 고카페인 커피 우유, 과자·아이스크림 등 간식류, 안주류, 생활용품, 학용품 등을 제외한 대부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서울시는 또 아동들 목소리를 반영해 지난 7월부터 CU편의점에서 급식카드로 도시락 등 식사류 구입 시 간식도 함께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급식카드 편의점 결제액 증가의 주된 요인은 물가가 오르면서 지자체가 급식카드 지원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복지부의 권장 급식단가는 끼니당 지난해 7000원에서 올해 8000원으로 높아졌다. 최근 들어선 물가 상승세를 고려해 급식단가를 9천원으로 증액하는 지자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서울 송파구는 올해 8월부터 급식카드 단가를 끼니당 8000원에서 9000원으로 높였다.
서울에서 급식카드 결제액이 늘어난 것은 자장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이 7000원을 넘는 등 외식비가 올라 같은 금액이면 편의점에서 다양한 품목을 구매해 끼니를 해결하려는 아동이 많아져서다.
올해 아동 급식카드의 편의점 결제 주요 품목은 우유, 컵라면, 도시락·김밥·즉석밥, 샌드위치·빵이다. 편의점 4사 모두 우유가 1위를 차지했다.
단일 제품으로는 '바나나맛 우유'가 가장 많이 팔렸다.
편의점 업계는 결식 우려 아동이 급식카드 사용을 부끄러워하거나 '낙인 효과'를 우려할 수 있다고 보고, 모바일앱에서 예약하고 매장에서 급식카드를 내밀 필요 없이 바로 찾아가는 시스템을 개발했다.GS25가 지난해 6월, CU가 같은해 12월에 각각 급식카드 모바일 예약 시스템을 시행했고, 세븐일레븐은 내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GS25와 CU는 급식카드로 모바일 예약 시 상시 20% 할인 혜택을 지원한다. 학교 급식이 없는 방학 때 급식카드 전용 구매상품 종류를 늘려 다양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한다. CU의 올해 3분기 급식카드 모바일 예약 이용 건수는 1분기보다 2.6배 늘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