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남이가" 통영·거제, 각종 현안 협업하며 '윈윈' 효과

거제∼통영 고속도로 조기 착공 공동 서명·통영 화장장 공동 이용 긍정 논의
경남 남해안 인접 지자체인 통영시와 거제시가 최근 각종 현안과 사업에 함께 머리를 맞대며 남다른 '이웃사촌 우애'를 과시해 눈길을 끈다. 지역 이기주의를 버리고 공동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협업을 이어가면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26일 통영시와 거제시에 따르면 두 지자체와 경남 고성군은 지난 1일부터 거제∼통영 고속도로 조기 착공과 노선 연장을 요구하는 공동 범시민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거제∼통영 고속도로는 현재 통영에서 멈춘 통영∼대전 고속도로를 거제까지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거제시 연초면 송정리에서 통영시 용남면 동달리를 잇는 4차선 도로 신설 사업으로 길이 30.5㎞에 사업비 1조8천811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 사업이다.

통영 입장에서는 고속도로가 거제까지 연결되면 시민 접근성이 좋아져 자칫 관광객이 유출되는 등 우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조기 개통하고 해당 노선을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까지 연결, 연장함으로써 관광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이에 통영·거제·고성 3개 시·군은 지난 10월 열린 3개 시·군 제7차 행정협의회 정기회의에서 이번 서명운동을 안건으로 채택해 본격 추진 중이다.
통영과 거제는 최근 '시립 화장장' 문제를 두고도 머리를 맞댄다.

현재 거제에는 화장 시설이 없어 주로 인근 통영과 고성, 진주·사천 등까지 이동해 처리하는 실정이다. '거제시민 타 시·군 화장시설 이용현황'을 보면 지난해 화장한 1천2명 중 667명(67%)은 통영시, 88명(9%)은 진주·사천시, 83명(8%)은 고성군을 찾았다.

해당 지역 주민이 아니다 보니 비용도 더 많이 낸다.

거제 시민이 통영을 찾는다면 80만원이 든다.

통영 시민은 10만원이다.

이에 거제시는 올 초 화장장 건립 추진위원회를 꾸려 화장장 건립에 속도를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200여억원의 막대한 예산과 주민 민원 등 이유로 새로 건립하는 대신 인근 통영 화장장을 이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통영 입장에서는 화장장 이용 다수를 차지하는 거제 시민이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거제 입장에서는 예산과 주민 민원 등을 줄일 수 있어 '윈윈(win-win)'인 셈이다.

두 지자체는 현재 구체적인 이용 방향과 시기, 인센티브 등을 두고 의견을 나누는 중이다.

이 현안은 각 지역구 국회의원인 정점식(통영·고성) 의원과 서일준(거제) 의원이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각종 현안에 힘을 모을 수 있는 것은 단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서 친분이 두텁기 때문이다.

특히 천영기 통영시장과 서일준 의원은 지역은 다르지만, 각각 경남도의원과 경남도청 공무원 재직 시절부터 교류가 많아 사이가 좋은 편이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지역 발전은 지방이 서로 함께 가야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라며 "거제시가 협업 요청이 와 대승적인 차원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박종우 거제시장은 "화장장 문제는 아무래도 거제시 인구가 많다 보니 통영 화장장을 이용하는 수요도 많아 서로 협조해 이용한다면 비용과 실익 면에서도 모두에게 이익"이라며 "앞으로 관광 사업도 서로 공모해 추진하는 등 좋은 관계를 이어가 지역 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