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삼성전자 바짝 추격…'D램 격차' 5%P 이내로

삼성전자도 올 4분기 'D램 흑자전환' 예상
내년 전세계 D램 시장 27% 반등 전망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증가와 맞물린 고대역폭 메모리(HBM) 성장세 덕분에 D램 시장 1위 삼성전자와 격차를 5%포인트 이내로 좁혔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총매출액은 직전 분기 대비 19.2% 증가한 132억4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D램 전체 매출은 올해 1분기 93억7000만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2개 분기 연속 반등세를 보였다. 올해 삼성전자 D램 매출은 1분기 40억달러에서 2분기 44억4000만달러, 3분기 52억달러로 늘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23억2000만달러, 2분기 34억4000만달러에 이어 3분기 46억3000만달러로 상승했다.

시장 점유율을 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24.7%로 마이크론(27.2%)에도 뒤지며 3위로 내려앉았으나, 2분기에는 직전 분기 대비 6.3%포인트 오른 31.0%를 기록하며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어 3분기에는 다시 4.0%포인트 상승한 35.0%까지 올라섰다. 이 수치는 SK하이닉스의 역대 최대 시장 점유율로 알려졌다.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분기 42.8%, 2분기 40.0%, 3분기 39.4%로 소폭 하락했다. 양사 점유율 격차는 1분기 18.1%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2분기 9.0%로, 3분기에는 4.4%까지 좁혀졌다. 3위 마이크론은 1분기 SK하이닉스를 2.5%포인트 차이로 앞선 27.2%를 기록해 2위에 올랐지만 2분기 24.3%, 3분기에는 21.5%로 점유율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상위 3개사의 D램 점유율은 삼성전자 42.5%, SK하이닉스 28.0%, 마이크론 24.6% 순이다. SK하이닉스의 D램 부문은 올해 3분기 AI용 메모리 HBM3와 고용량 DDR5, 고성능 모바일 D램 등 주력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여 2개 분기 만에 먼저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HBM 시장에서 한발 앞선 SK하이닉스는 5세대 메모리인 HBM3E 개발에 성공한 뒤 고객사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하는 등 AI용 메모리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3뿐 아니라 HBM3E까지 내년도 캐파(생산능력)가 '솔드아웃'됐다. 고객 추가 수요 문의도 들어오고 있어 수요 기반 관점에서 보면 확실한 가시성을 가지고 있다"며 향후 AI용 메모리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다.삼성전자 역시 HBM과 DDR5, 모바일용 LPDDR5x 등 고부가가치 제품 출하량 증가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등에 힘입어 3분기 메모리 반도체 적자 폭이 직전 분기 대비 축소됐다.

삼성전자는 HBM3 판매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는 한편 초당 최대 1.2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초고성능 HBM3E D램 '샤인볼트'를 지난달 선보이는 등 높아지는 AI 시장 요구에 적극 대응 중이다.

반도체 감산 효과와 AI용 고성능 D램 수요 증가에 따라 올해 4분기에는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D램의 흑자 전환이 가능하리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옴디아는 글로벌 D램 시장 연간 매출이 올해에는 지난해 대비 37.2% 감소한 498억2000만달러로 2년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반등해 올해보다 27.3% 성장한 634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