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반도체보다 낫네" 뜨거운 은행채 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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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트렌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 4%’의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우량 은행채 상장지수펀드(ETF)에 연일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은행권의 과도한 수신 경쟁을 막기 위한 금융당국의 조치가 투자자들을 은행채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KODEX 24-12 은행채액티브' ETF의 시가총액은 1조7304억원이다. 지난달 30일 1조원을 넘고 한 달도 안 돼 7000억원이 넘는 돈이 더 들어왔다. 지난 13일 1조원 문턱을 넘었던 KODEX 미국반도체MV ETF보다 시총이 커졌다.

지난 9월 상장한 KODEX 24-12 은행채액티브 ETF는 최고 신용등급인 AAA급 특수은행채, 시중은행채 등에 투자하는 만기 매칭형 상품이다. 채권 만기일이 되면 해당 종목은 상장 폐지되고 운용보수 등을 차감한 돈이 투자자에게 지급된다. 채권이 부도나지 않는 한 투자자는 상품을 매수하는 시점의 확정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현재 이 ETF의 만기수익률(YTM)은 연 4.01%다.최근 들어 은행채 ETF에 자금이 유입되는 이유는 은행채 순발행이 늘면서 채권금리가 오른 덕분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최근까지 은행채는 199조8200억원어치가 발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87조390억원)에 비해 10조원 이상 늘었다. 은행채 금리도 고공행진 중이다. 민간 신용평가 4개 사의 3년물 AA- 은행채 평균 금리는 4.71%로 지난 4월(4.25%)에 비해 올랐다. 3년물 회사채 4.43%에 비해서도 높다.

은행채 발행 급증에는 금융 당국의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의 과도한 수신 경쟁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제한 조치를 풀었기 때문이다. 이 조치에는 은행이 자금 조달을 위해 예·적금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업계는 은행채 발행 증가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