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 노리는 개미들 장기채 레버리지 매수

고위험 고수익…올 40% 손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 들어 초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여전히 상당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해 이 상품에 투자했는데, 고금리 상황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서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최근 1년(22일 기준)간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3개 종목은 모두 미국 장기채 ETF다. 순매수 1위는 ‘디렉시온데일20+이어트레저리불3X’(종목코드: TMF) ETF로 총 1조473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20년 만기 이상 미국 국고채를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2위는 ‘아이셰어20+이어US트레저리본드JYP’(2621)로 총 501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20년 만기 이상 미국 국채를 엔화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미국 국채 가격 상승에 엔화 가치 반등을 노린다. 순매수 3위(4788억원)는 20년 만기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20+이어트레저리본드’(TLT)다.이들 상품에 투자한 개인들은 아직 대부분 손실을 보고 있다. 고점을 찍고 내려올 것으로 예상된 미국 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다. TMF는 지난 1월 초 8.03달러였던 주가가 최근 5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에 투자했다면 40%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2020년 7월 고점(46달러)에 투자한 사람들은 원금의 90%가 사라졌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TLT는 연초 이후 10.4% 손실을 냈다. 이들 ETF는 매수·매도를 반복해 편입 채권의 만기를 20년 이상으로 채워 넣는다. 금리 변화에 따른 주가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통상적으로 금리가 1%포인트 내릴 때 20년 만기 국채 가격은 20%가량 오른다.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20% 하락한다.

최근 들어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금리가 다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이들 상품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