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3년 내 '100% 無라벨'로 바꾼다

생수시장에도 친환경 열풍

라벨 뗀 '삼다수그린' 인기몰이
온라인 판매 비중 70% 넘어
매출·친환경 '두 토끼' 잡아
경량화 용기·재활용 병도 개발
생수업계 1위 제주삼다수의 ‘무라벨 생수’(사진)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라벨을 뗀 제품이 ‘구색 맞추기용’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면서 ‘친환경’과 ‘매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제주삼다수는 선제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새로운 친환경 제품을 잇달아 내놓을 방침이다.

26일 제주삼다수를 유통하는 광동제약에 따르면 무라벨 생수인 ‘제주삼다수 그린’의 전체 매출 가운데 온라인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기준 71%로 치솟았다. 제주삼다수 그린이 처음 출시된 2021년 온라인 매출 비중이 27.2%, 지난해 46.2%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가파르다.
제주삼다수 관계자는 “생수 온라인 매출이 연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고 무라벨 생수가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친 제주삼다수 그린의 매출 또한 올해 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10.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제주삼다수는 무라벨 생수 생산량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현재 총생산량의 35% 수준인 제주삼다수 그린 생산 비중을 2025년 50%로 확대한다. 2026년에는 100% 무라벨 제품으로 판매한다는 목표다.당초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내부에서조차 무라벨 생수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라벨이 없으면 소비자가 삼다수 브랜드를 인식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서다. 하지만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이 늘면서 무라벨이 생수 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뚜껑에 QR코드를 인쇄한 무라벨 낱개 생수를 출시한 것도 제주삼다수가 처음이다. 그동안 무라벨 생수는 묶음 단위로만 판매가 허용돼 왔는데, 정부가 제도를 개선해 올해부터 낱개 판매가 가능해지자 지난 9월 가장 빨리 낱개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은 “시장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한 게 25년간 제주삼다수가 업계 1위를 유지해온 비결”이라며 “환경보호라는 사회적 가치, 변화하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삼다수는 2021년 업계 최초로 플라스틱 절감을 위한 단계별 로드맵인 ‘그린 홀 프로세스’를 발표했다. 지난 3년간 제주삼다수가 감축한 플라스틱양은 2570t에 달한다. 2020년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9% 절감했다.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2020년 대비 25%, 2030년까지 50%를 줄이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무라벨 생수뿐 아니라 경량화 용기, 재활용 페트병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용기 경량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330mL와 500mL 제품 용기 경량화에 성공해 환경부로부터 ‘저탄소 제품’ 인증을 받았다. 2026년까지 500mL 제품은 약 10%, 2L 제품은 약 11% 무게를 더 줄인다는 게 제주삼다수의 계획이다.

소재 혁신을 통한 친환경 패키징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생수업계 최초로 재활용 페트(CR-PET)를 적용한 ‘제주삼다수 리본’을 개발한 게 대표적이다. CR-PET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식품 용기로 사용할 수 있고, 재활용해도 식품 접촉 용기로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다. CR-PET 국산화 연구를 비롯한 재생 페트병 품질 고도화를 위한 연구도 지속할 계획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