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뜬 'BUSAN' 버스 2030대…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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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삼성·LG 등 파리서 부산 엑스포 유치 '막바지 총력전'오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국제박람회기구(BIE) 투표를 앞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 개최를 위한 유치전에 기업들이 팔을 걷었다. ‘오일 머니’로 무장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그간 앞서나갔지만 접전 상황으로 바뀌었고, 막판 대역전극을 일궈낸다는 시나리오다.
2030 부산 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앞선 23일 항공기 이코노미석에 탑승한 사진을 올리며 “(유치전에) 처음 뛰어들었을 때는 승산이 전혀 보이지 않는 불가능한 싸움이었지만, 한국 정부와 여러 기업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 결과 이제는 누구도 승부를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보통 전용기로 이동하는 대기업 회장이 이코노미석에 탄 것은 막바지 유치 총력전에서 갑자기 특정 국가 주요 인사와 약속이 잡히는 경우가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말 그대로 총력전인 셈. 최 회장은 “얼마나 일정이 촉박했으면 대기업 회장이 이코노미를 타느냐”는 물음에 “탈 만하다”, “시간은 금”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이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최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현지를 찾아 직접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아울러 엑스포 개최지 투표를 위해 속속 모이는 BIE 대표단을 겨냥해 파리 곳곳에 ‘부산(BUSAN)’을 알리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LG의 경우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계열사들이 29일까지 부산 엑스포 개최 염원을 담아 파리 시내버스 노선을 다니는 대형 랩핑(wrapping) 버스 2대를 운행하고 있다. 아울러 파리 시내버스에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광고를 게재, 엑스포가 열리는 해인 2030년에 맞춰 총 2030대의 ‘부산 엑스포 버스’가 달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LG는 설명했다.현대차 역시 파리에서 전기차인 현대차 아이오닉6과 기아 EV6로 특별 제작한 부산 엑스포 아트카 10대를 투입해 거리 선전에 나섰다. ‘부산은 준비되었습니다(BUSAN is Ready)’ 문구를 그래피티로 랩핑한 아트카는 파리 주요 명소와 BIE 본부, 각국 대사관 인근을 순회 중이다. 개최지 선정 투표 당일인 28일에는 BIE 총회 회의장 주변은 집중적으로 돌아다닐 예정이다.삼성전자도 파리 소재 국립극장 ‘오페라 가르니에’의 대형 옥외광고에 갤럭시Z플립5 이미지와 함께 부산 엑스포 로고를 노출했다. 또한 샤를드골 국제공항 입국장 대형 광고판을 통해 부산 엑스포 유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리뿐 아니라 그동안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 스페인 마드리드 까야오 광장 등 유럽의 대표적 명소에서 대형 전광판을 통해 엑스포 홍보 영상을 상영하며 부산에 대한 주목도를 높여왔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선 2030 엑스포 개최 후보지 가운데 부산과 리야드가 양강(兩强)을 형성하고 이탈리아 로마가 다소 처진 구도다. 일찌감치 유치 활동을 시작한 사우디가 다소 우위였지만 한국이 뒷심을 발휘해 따라붙은 것으로 관측된다.실제 당초 리야드 지지 쪽이었던 일본 정부는 부산 지지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6일 “윤석열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에 힘써온 점을 감안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28일 투표에선 182개 BIE 회원국 대표가 익명으로 한 표씩 행사한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가 없을 경우 1·2위 도시 대상으로 2차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우리나라는 1차 투표에서 리야드의 과반 득표를 저지한 뒤 결선 투표에서 로마 표를 흡수해 뒤집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부는 이날 후보 도시 최종 프레젠테이션(PT)에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 등을 내세울 방침으로 전해졌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