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상표권 사냥꾼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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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터키 등에 영문상표 先등록
KG, 국내 특허청에 이의 제기
해외선 KGM 쓰기로 '궁여지책'
사진=연합뉴스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KG모빌리티가 영문 상표 ‘KG Mobility’를 쓰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이른바 ‘상표권 사냥꾼’이 해외 30여 개국에서 이 회사의 영문 사명을 먼저 상표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KG모빌리티는 대신 약자인 ‘KGM’을 해외에서 사용하기로 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특허청에 ‘KG Mobility’ 상표권 등록을 요청했다가 지난 9월 거절 의견을 받았다. KG모빌리티보다 앞서 유럽연합(EU)에 동일한 상표권을 등록한 전문 상표권 사냥꾼 시안 투란이 한국 특허청에 우선권을 주장했기 때문이다.KG모빌리티는 이에 불복해 최근 특허청에 이의 제기 의견서를 제출했다. KG모빌리티는 KG그룹이 지난해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며 새로 붙인 사명이다. 회사는 3월 사명 변경을 공식화하고 4월 한국 특허청에 ‘KG 모빌리티’ ‘KG Mobility’ ‘KGM’ 등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

상표권 사냥꾼은 한 발 더 빨랐다. 터키 국적인 투란은 지난 3월 6일 EU와 터키, 호주 등의 특허 기관에 ‘KG Mobility’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하고 정식 등록했다. 투란은 이를 무기로 6월 한국 특허청에도 동일한 상표권을 출원한 뒤 우선권을 주장했다. 그는 2월 글로벌 게임회사 EA의 ‘에이펙스 레전드’ 상표권을 EA보다 먼저 터키에 등록하면서 이름이 알려진 상표권 사냥꾼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자동차가 이름을 KG모빌리티로 바꿀 것이란 사실은 작년 말부터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며 “투란이 이를 노리고 상표권을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KG모빌리티는 궁여지책으로 글로벌 시장에선 영문 사명의 약자인 ‘KGM’이란 명칭을 사용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상표권 분쟁이 해외 사업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빈난새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