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 女장교와 속옷 차림 들통난 男장교…징계 불복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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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책 처분 취소 소송서 원고패소 판결기혼자인 여성 장교와 불륜 정황이 포착돼 견책 처분을 받은 남성 장교가 징계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이 남성 장교 역시 기혼자로, 해당 사건 이후 배우자와 이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男장교 아내 급습에 '외도 현장' 발각
법원 "신뢰 실추…품위유지 의무 위반"
2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날 의정부지법 행정1부(이영환 부장판사)는 육군 장교 A씨가 사단장을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A씨는 2021년 12월 경기 파주의 한 군 주거시설에서 기혼인 여성 장교 B씨와 속옷 차림으로 있는 등 행위 등 외도 장면이 포착돼 견책 처분을 받았다.
당시 A씨는 티셔츠와 속옷만 입은 상태였고, 화장실에는 B씨의 팬티스타킹이 벗어진 채 놓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씨 아내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베란다에 숨어 있다 발각됐다.
사단은 A씨가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 견책 처분을 내렸다.이에 A씨는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고 견책 처분은 비례의 원칙을 위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사생활에 속하는 문제라는 사정만으로 그것이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구성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로 인해 A씨 본인의 명예·품위뿐만 아니라 A씨가 소속된 기관의 명예나 국민으로부터의 신뢰가 실추됐다면 사생활에 속하는 행위라 해도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배우자에 대한 정조 의무를 저버리는 것은 사회 통념상 부적절하고 공직자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라며 "여성 장교가 베란다에 숨어 있다가 A씨의 전처에게 발각된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의하면 A씨가 부정한 행위를 했음을 추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A씨가 부정행위를 추단할 수 있는 행위를 한 것은 군인의 품위를 손상한 것으로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고 A씨가 제출한 증거로는 견책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이뤄진 것으로 볼 만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