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 2만원' 삼겹살 금값되자…대신 '이것' 담았다 [이미경의 인사이트]

"냉동 돼지고기 싸게 팔아요"…유통업계에 냉삼대전 부는 까닭

PB제품 선보이며 저렴한 가격에 판매
생고기에 비해 재고관리 수월
엽채류·주류 매출도 덩달아 '들썩'
사진=게티이미지
주요 유통업계가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냉동 돈육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 위주로 할인 행사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냉동 돼지고기는 재고관리가 수월한데다 상추·주류 등 다른 품목을 교차 구매할 가능성도 높은 품목으로 꼽힌다.

2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최근 6개월(5월 20일~11월 19일) 냉동 돼지고기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150% 늘었다. 홈플러스가 물가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단풍상회' 상품을 선보인 것이 냉동 돼지고기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단풍상회는 홈플러스가 물가안정의 일환으로 판매하고 있는 캐나다산 냉동 돼지고기 브랜드다. 자체브랜드(PB) 상품 개발을 통해 냉동 돈육을 판매하는 건 홈플러스 뿐만이 아니다. 이마트는 지난 8월 냉동삼겹살의 구색을 다양화한 '골라 먹는 냉동삼겹살 1.2㎏' 상품을 출시했다. 칼집, 꽃, 한입 삼겹살 3종이 복합으로 한 팩에 들어있는 상품이다. 같은 삼겹살이지만 모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마트는 최근 냉동삼겹살 수요가 증가하면서 차별화된 냉동돈육을 추구하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보고 이러한 상품을 기획했다.

식료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컬리와 쿠팡도 자체 브랜드 KF365와 곰곰 브랜드를 통해 냉동돈육을 주력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PB상품으로 제품을 기획에 판매한다는 건 그만큼 시장성이 좋은 주력 품목이라는 의미"라며 "최근에는 온·오프라인할 것 없이 냉동 돈육 제품을 주요 품목으로 판매하고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가 냉동 돈육을 주요 판매 품목으로 선정한 베경에는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세가 꼽힌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삼겹살 1인분(200g) 가격은 1만9253원으로, 전년 동월(1만8851원) 대비 2.1% 올랐다. 대표 외식 메뉴인 삼겹살 가격이 비싸진 만큼 집에서 저렴하게 먹으려는 수요가 늘어났다고 보고 냉동 삼겹살을 주력 품목으로 선정한 것이다. 냉동삼겹살이 생삽겹살에 비해 재고관리가 수월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생삼겹살은 구매 직후 바로 먹어야 하지만, 냉동삼겹살은 약4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A 대형마트 축산물 바이어는 "냉동삼겹살은 입고 후 바로 팔리지 않더라도 재고 부담이 덜하다"며 "입고 주기도 2~3개월로 길어 판매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가공식품에 비해 신선식품·주류 교차구매율이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B대형마트에 따르면 돼지고기 할인 행사 기간 상추·깻잎 등 엽채류 판매량은 20%, 맥주 판매량은 10%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형마트 관계자는 "할인 행사를 기획할 때는 소비자를 유인하는 '미끼상품' 외에 다른 품목의 판매량도 함께 늘어나도록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냉동 돼지고기는 교차구매가 활발한 대표적인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